미국 언론계의 ‘유리천장’을 깬 흑인 여성 언론인 그웬 아이필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호스피스 센터에서 지병인 암으로 별세했다고 AP 등이 전했다. 향년 61세.
1970년대 보스턴헤럴드를 거쳐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유력지의 기자로 활동한 아이필은 이후 NBC, PBS 등 방송으로 진출해 흑인 언론인으로는 처음으로 전국방송 정치쇼를 진행했다. 그는 1999년부터 2013년까지 PBS의 유명 정치쇼 ‘워싱턴 위크 인 리뷰’를 진행했고 지난봄까지 ‘뉴스아워’를 맡아 명성을 날렸다. 아이필은 2004년, 2008년 대선 당시 부통령 후보 TV토론을 진행하며 공정한 사회자의 이미지를 얻기도 했다. 지난 2월 민주당 경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의 토론 사회를 맡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아이필이 남긴 모든 업적에 감사를 표한다”라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미국 전역의 언론인과 정치인들도 소셜미디어와 방송을 통해 조의를 표시했다. 아이필의 동료였던 NBC의 피트 윌리엄스는 이날 MSNBC 뉴스로 부고를 전하며 “그의 사무실에는 창 밖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패와 트로피가 놓여 있었다”고 회상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아이필은 미국 언론의 전설이 됐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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