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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ㆍ푸틴 급속 밀착,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입력
2016.11.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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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협력 관계” 전화 통화

美, 러시아 손 잡고 中 견제

러시아는 경제 회생 위한 접근

시리아ㆍ스노든ㆍ우크라 ‘3대 난제’

관계 개선 장애물로 남을 듯

/블라디미르 푸틴(위 사진)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위 사진)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미국과 러시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이를 놓고 “미국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러시아는 경제 수렁에서 빠져 나오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1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이 직면한 과제 ▦테러리즘 등 세계 현안 ▦전략적 경제 통상 이슈 등 폭넓은 분야에 대해 대화했다. 두 지도자는 특히 현재 양국 상황을 ‘매우 불만족스러운 상황’으로 규정한 뒤 향후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양측은 다만 누가 먼저 전화 회담을 제안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내내 ‘친(親)러시아’ 성향을 보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을 “오바마보다 푸틴이 낫다”고 칭찬하는가 하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러시아에 해킹을 부탁하는 취지의 언급도 서슴지 않았다. 민주당 역시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돕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도 트럼프를 줄곧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클린턴보다 트럼프를 더 지지한다”고 밝혔다.

양국의 급격한 밀착 행보는 중국 독주와 경제 회생 등 양국의 최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선 수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1인 독주채비를 갖추고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 대국인 러시아와의 우호 전략은 훌륭한 중국 견제용 카드라는 설명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2014년 우크라이나 강제 병합 이후 서방국들의 대(對)러시아 무역 규제로 인해 최악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 들어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당장 트럼프 승리 이후 러시아 증시는 2거래일간 약 7%나 급등했고 루블화도 달러 대비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도 몰리고 있다.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트럼프는 러시아를 좋아하고 러시아도 그를 좋아한다”면서 “트럼프 시대를 맞아 러시아에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전면적인 개선까지는 장애물도 없지 않다. 영국 BBC 방송은 “오바마 정부 8년 동안 미국과 러시아는 얄궂은 관계를 이어왔다”면서 ▦시리아 사태 ▦에드워드 스노든 문제 ▦우크라이나 분쟁을 푸틴과 트럼프가 풀어야 할 3대 난제로 꼽았다. 먼저 양국은 시리아 문제에서 가장 큰 불협화음을 냈다. 러시아는 ‘테러 척결’이라는 명목으로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옹호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반군을 지원하면서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또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맹비난하고 있으며, 미 정보국 출신으로 러시아에 망명해 기밀 자료를 유출한 스노든에 대해서도 ‘즉시 송환’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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