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와의 전쟁을 위해 지난 8일(현지시간) 일부 고액권을 폐기하는 강력한 화폐개혁을 단행한 인도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인도중앙은행은 8일부터 500루피(약 8,500원), 1,000루피(약 1만7,000원) 등 고액권 화폐 2종의 사용을 중단하고 이후 도안을 바꾼 500루피와 2,000루피 신권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두 고액권이 부정한 목적을 위해 주로 사용되어온 고질적인 사회 문제를 근절하려는 조치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화폐개혁 직후 “부패를 몰아내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강력한 화폐개혁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검은 돈을 축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도 금융당국은 두 고액권 지폐를 내달 30일까지 은행에 예금하거나 소액권으로 교환하도록 해 신속히 화폐개혁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화폐개혁으로 신용카드보다 현금사용에 의존하는 빈곤층, 중산층이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영 BBC 등에 따르면 인도 전국 은행과 현금인출기(ATM)에는 해당 고액권을 다른 지폐로 교환하거나 입금하려는 인파로 크게 붐비고 있다. 인도의 저소득층은 은행계좌를 갖고 있는 경우가 드물어 폐기되는 고액권 처리에 익숙하지 않으며 은행들은 계좌당 1일 출금 한도액을 제한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BBC는 “화폐개혁으로 부정한 돈을 갖고 있지 않은 서민들이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고액권 처분으로 현금보유량이 줄어든 저소득층이 소비를 꺼리면서 인도 경제 전반이 타격받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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