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세현 구원왕 만든 아내의 믿음 "내겐 늘 자랑스러운 투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세현 구원왕 만든 아내의 믿음 "내겐 늘 자랑스러운 투수"

입력
2016.11.15 13:03
0 0

▲ 넥센 김세현(오른쪽)과 아내 김나나 씨/사진=김주희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아내가 옆에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남편의 진심 어린 고백에 아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런 아내를 보며 남편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아픔을 함께 보듬으며 힘든 시간을 버텨왔던 부부이기에 그 눈물의 여운이 더 진했다.

넥센 투수 김세현(29)은 지난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상식장에 아내 김나나(33)씨의 손을 잡고 들어섰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구원왕(36세이브)에 올라 시상식에 참석하게 된 남편은 "처음인 만큼 꼭 같이 가고 싶다"며 아내를 졸랐단다.

시상대에 올라서도 아내를 향한 마음을 아낌 없이 드러냈다. 김세현은 "포기를 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고, 힘든 일도 많았다. 내 옆에 아내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남편을 보며 김 씨는 그간의 마음 고생을 드러내듯 눈물을 펑펑 쏟았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세현은 2006년 데뷔 후 줄곧 만년 유망주로 불렸다. 2012년 김나나 씨와 가정을 꾸리고 두 딸을 낳았지만 이후에도 1군에서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남들이 모두 "안 된다"고 할 때, 아내 김씨만은 남편을 믿었다. 김씨는 "나에게는 늘 자랑스러운 투수, 든든한 가장이었다"며 "예전에 내가 쓴 일기장에도 '대한민국 최고 투수'라고 써놨더라"고 말했다.

병마와도 싸웠다. 지난해 9월 김세현은 만성골수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남편을 생각해 아내는 더 꿋꿋하게 버텼다. 김나나씨는 "긍정적인 성격으로 이겨냈다"며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지만, 아내의 깊은 속을 남편도 모르지 않는다. 김세현은 "병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속으로는 힘든데 태연한 척을 하는 게 보이더라. (아프다 보니) 짜증도 많이 냈는데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아내의 지극정성 내조 속에 김세현은 건강을 되찾았다. 완치된 건 아니기 때문에 병원에 꾸준히 가야 하고, 약도 챙겨 먹어야 하지만 김세현은 가족들을 보고 흔들리지 않고 모든 아픔을 이겨냈다. 성적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아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렸다. 그는 이 모든 걸 "아내 덕분"으로 돌린다. 시즌 내내 "아내가 없었다면 이미 사라진 선수가 됐을 것"이라며 자신의 곁을 지켜준 아내에게 고마워했다.

눈물범벅이 된 아내를 웃게 하는 것도 남편이다. 김세현은 아내가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더니 "남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며 장난 섞인 '질문'을 던졌다. 아내는 웃음을 터트리며 "정말 철부지다. 내년에는 용돈을 조금 인상해줄까 한다"고 답했다. 부부의 표정에서 행복이 묻어났다.

더 큰 꿈도 그리고 있다. 김나나씨는 "지금 이 자리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팀에서 자신의 입지도 더 다지고,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도 됐으면 좋겠다"며 "이제 남편을 잘 안다. '잘 한다'고 하면 여기서 안주할 것이기 때문에 더 채찍질을 해야겠다"고 남편을 보며 웃었다. 남편은 "아내가 항상 김세현의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이야기 해줬다. 지금도 전성기는 아닌 것 같다. 전성기가 올 때까지 야구에 더 전념하겠다"고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서로를 믿으며 꿈을 향해 함께 나아가겠다는 약속이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슈퍼문, 뜨면 잠 설친다고? ‘델타파’ 때문에 선잠 잔다 ‘늑대인간?’

육영수의 한마디, 박정희 대통령에게 “근혜 숙제 좀 봐주고 나가세요!”

‘K팝스타5’ 정진우, 데뷔 후 달라진 모습 화제 “뿔테 벗고 더 잘생겨졌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