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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없는 고양이와 불안 장애를 겪는 여성이 서로를 보듬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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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없는 고양이와 불안 장애를 겪는 여성이 서로를 보듬은 사연

입력
2016.11.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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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없는 고양이 ‘오마이티스’는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생활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러브뮤
귀 없는 고양이 ‘오마이티스’는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생활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러브뮤

귀를 잃은 고양이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괴로워하던 여성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공개되면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동물전문매체 러브뮤에 따르면 올해 아홉 살을 넘긴 고양이 ‘오타이티스’는 전 주인과 함께 살 때 심한 중이염으로 거대한 낭종이 생겼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전 주인은 치료할 돈이 없어 오타이티스를 구조단체로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치료 시기를 놓친 오타이티스는 결국 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보호시설에서 오랫동안 입양해 줄 사람을 기다렸지만 늙고, 귀 마저 없는 고양이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대학원생이던 몰리 리흐트발너 씨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불안 장애를 앓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불안이 몰려오거나 공포의 감정이 엄습하는 공황 발작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부모님의 농장에서 고양이들과 함께 자랐기 때문인지, 몰리 씨는 고양이와 함께일 때면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에게 고양이는 뗄 수 없는 생활의 일부였습니다. 언젠가 고양이를 기를 준비가 되면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고양이를 입양하리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몰리 씨는 보호시설의 입양행사장을 방문했다가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그 고양이는 몰리 씨의 마음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고양이는 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었지만, 몰리 씨는 상관없었습니다. 그 고양이는 바로 오타이티스였지요.

오타이티스는 나이를 먹었지만 새끼고양이처럼 장난기 가득하고 활기가 넘친다. 러브뮤
오타이티스는 나이를 먹었지만 새끼고양이처럼 장난기 가득하고 활기가 넘친다. 러브뮤

몰리 씨는 귀 없는 고양이 오타이티스를 위해 입양신청서를 처음 제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날부터 몰리 씨와 고양이는 깊은 유대감으로 이어졌고, 소울메이트가 되었습니다.

오타이티스라는 이름을 지어준 건 몰리 씨입니다. 몰리 씨가 입양한 다음 날 오타이티스는 자신의 껍데기를 벗고 세상으로 나왔고, 몰리 씨에게 온몸으로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그 날 이후 오타이티스는 언제나 몰리 씨만을 바라봅니다. 그가 잠이 들 때도 곁에서 지켜줍니다.

오타이티스가 따뜻한 키보드 위를 앉아 있다. 러브뮤
오타이티스가 따뜻한 키보드 위를 앉아 있다. 러브뮤

오타이티스는 주인을 매우 사랑하는 다정한 고양이입니다. 오타이티스는 몰리 씨가 언제 무엇을 하는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가끔은 ‘쓰담 쓰담’을 요구하며 애교를 피우기도 합니다. 몰리 씨가 스트레스로 공황 발작을 일으킬 때는 오타이티스가 곁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오타이티스는 나를 진정 시킬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만난 최고의 고양이입니다. 내가 그를 구한 것이 아니라, 그가 나를 구한 것입니다.”

오타이티스와 몰리, 이 둘은 깊은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습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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