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매각을 추진하는 STX조선해양과 STX프랑스를 패키지로 인수하겠다는 투자자가 등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이 새주인을 맞아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조선업계와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이 최근 STX조선해양 매각을 위해 실시한 예비입찰에 4개 해외 투자자가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투자자는 네덜란드 다멘과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프랑스 국영 조선업체인 DCNS 등 조선사 3곳과 영국계 투자펀드 1곳이다. 조선사 3곳은 STX조선이 보유한 STX프랑스 지분 66.7% 인수만을 희망하고 있으나 영국계 투자펀드는 STX프랑스와 고성조선해양을 포함한 STX조선해양을 일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STX프랑스 예상 매각가를 1,000억원대, STX조선과 패키지로 팔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계 투자펀드는 크루즈 사업을 포함한 관광업과 에너지 분야에 주로 투자하는 업체로, STX조선 인수가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루즈선 건조에 경쟁력을 가진 STX프랑스를 인수하는 한편 STX조선의 국내 조선소에서도 추가로 크루즈선 건조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프랑스의 생산능력만으로 향후 글로벌 크루즈선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STX조선을 크루즈선 전문 조선소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체 선박 발주가 전년 대비 70% 감소한 가운데서도 크루즈선 투자는 약 두 배로 증가했다. 이에 그동안 여러 업체가 STX프랑스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벌크선과 LNG선을 건조하는 STX조선을 함께 인수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펀드는 에너지 분야에도 투자하고 있어 STX조선이 건조하는 LNG선에 대한 수요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채권단과 STX 임직원 등은 STX조선과 STX프랑스의 ‘패키지 매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법원도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이를 검토하는 중이다.
투자펀드는 법정관리 초기 단계부터 STX조선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펀드는 STX조선을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기회로 보고 있다”며 “이번에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예비입찰가까지 써내는 등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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