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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ㆍ고열 감기 같지만 폐렴일 수도…고령인 사망 원인 1위

입력
2016.1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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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지만 폐렴에 취약한 65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이 23.4%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독감 백신 접종률 78.8%와 대조된다. GSK 제공
폐렴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지만 폐렴에 취약한 65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이 23.4%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독감 백신 접종률 78.8%와 대조된다. GSK 제공
영ㆍ유아와 소아(생후 2~59개월)도 폐렴 예방을 위해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들 어린이에게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GSK 제공
영ㆍ유아와 소아(생후 2~59개월)도 폐렴 예방을 위해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들 어린이에게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GSK 제공

심한 일교차와 기온 저하로 폐렴이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지난해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4,718명으로 2011년보다 71%가량 늘었다(통계청). 폐렴이 2004년 사망원인 10위였는데 10년이 넘은 현재 사망원인 5위에 오를 정도로 오히려 늘어났다. 특히 65세 이상에서 사망 원인 1위일 정도로 고령인에게 치명적이다. 폐렴 입원자도 2015년에만 28만3,774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었다.

하지만 폐렴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인 예방접종을 등한시하고 있다. 폐렴에 취약한 65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이 23.4%에 불과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률 78.8%와 대조적이다.

지난 12일은 ‘세계 폐렴의 날’이었다. 2009년 아동폐렴글로벌연합이 폐렴에 대한 이해와 경각심을 높이고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에 맞춰 독감이나 폐렴 등 감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 접종, 모유 수유, 안전한 물과 위생시설, 비누로 자주 손 씻기, 양호한 영양 섭취, 충분한 실내 환기 등을 실천하라고 권고했다.

“폐렴, 65세 이상 사망 원인 1위”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발생하는 폐염증이다. 세균성 폐렴의 27~44%를 차지하는 폐렴구균이 원인이다. 폐렴구균은 공기 중에 항상 떠다니고, 사람의 코와 목에도 살고 있는 흔한 세균이다. 면역력이 떨이지면 뇌와 혈관, 귀로 침투해 폐렴을 일으킨다. 언제든지 감염 가능성이 있으며 사망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한다. 특히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겨울에는 감염률과 사망률이 더 높아진다.

폐렴 초기에는 폐의 정상적인 방어기능이 떨어지면서 기침ㆍ가래ㆍ고혈 등이 나타난다. 감기와 증상이 매우 비슷해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정지예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래를 동반한 기침, 숨을 쉴 때 가슴통증, 호흡곤란이 있다면 신속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기존 질환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콩팥, 간 등에 만성질환이 있다면 환자는 기침과 열이 나는 증상만 생겨도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폐렴 진단은 흉부 X선 촬영으로 가장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염증 모양이나 범위, 합병증을 확인하기 위해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한, 폐렴을 일으킨 원인 미생물을 찾기 위해 객담 배양검사와 혈액 및 소변에서 혈청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건강한 성인은 폐 속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고령인, 당뇨병ㆍ천식ㆍ결핵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으면 폐렴이 쉽게 낫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허진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렴의 근본 치료는 항생제의 적절한 사용이지만 최근 문제 되고 있는 내성균이나 중복감염에 의한 폐렴이라면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경우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급성 폐손상이 되면서 호흡부전을 초래해 인공호흡기 같은 중환자 치료가 필요하다. 허 교수는 “자칫하면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세균이 퍼지는 패혈증이 생겨 간이나 콩팥 같은 장기가 손상되면서 사망할 수도 있다”고 했다.

“65세 넘으면 13가 혹은 23가 백신 접종을”

폐렴은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치료 기간이 수개월간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예방 접종이 효과적인 폐렴 예방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예방 백신 접종을 하면 매년 200만~300만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 맞을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13)과 23가 폐렴구균 다당질백신(PPV23) 두 가지다. 영ㆍ유아와 소아(생후 2~59개월)에게 무료 접종하는 백신은 13가 단백접합백신이다. 65세 이상은 23가 다당질백신에 한해 무료 접종할 수 있다. 13가 단백접합백신은 모든 연령대로 적응증이 늘어났다.

13가 단백접합백신은 성인의 경우 본인 부담으로 일반 병ㆍ의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접종해야 한다. 65세 이후 1회 접종만 하면 된다. 당뇨병과 만성콩팥질환, 심혈관질환, 간질환 등과 같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항암치료나 면역억제제를 먹는 성인은 나이에 관계없이 접종해야 한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기관지천식 같은 만성폐질환이 있다면 꼭 맞아야 한다.

송경호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3가 백신이 더 많은 혈청형을 포함하기에 더 효과적이어야 하지만 면역저하자, 초고령 환자 등에서는 면역력을 유도하는 효과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송 교수는 “따라서 13가 단백결합백신은 폐렴구균백신 접종대상자 가운데 면역력이 낮은 환자에게 23가 다당질백신을 대신해 투여하는 것이 추천된다”고 덧붙였다.

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는 폐렴구균백신 접종 권고안에서 모든 65세 이상 고령인은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하고 최소 1년 이후 23가 다당질백신을 추가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대한감염학회는 건강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이나 23가 다당질백신을 선택적으로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와 18세 이상 면역저하자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하고 이후 23가 다당질백신을 추가 접종하라고 권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건강한 폐를 지키는 생활습관>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마신다.

-폐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금연이다.

-실내외 온도차가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조절하고, 하루 3회 10~20분 정도 창문을 열어 환기한다.

-수영, 관악기 연주, 조깅, 등산 등 취미생활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 폐활량을 늘릴 수 있다.

-평소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마시고, 느리게 내뱉는 심호흡을 자주 하면 폐활량을 높일 수 있다.

-사과에는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케르세틴 성분이 풍부한데, 이 성분은 특히 폐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초록 시금치에는 루테인이, 노란 단호박에는 라이코펜이, 붉은 당근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이들 성분이 항산화 작용을 한다.

<자료: 윤호일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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