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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시장 中이 주도... 뮤지컬 분야 선점 나서야"

입력
2016.11.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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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유인택 동양예술극장 대표. 동양예술극장 제공
그림 1 유인택 동양예술극장 대표. 동양예술극장 제공

유인택(61) 동양예술극장 대표는 올 초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극장 내에 중국영화상설관을 만들어 중국영화를 관객들에게 무료로 상영하는 것이었다. 서울 대학로에 있는 극장으로 매일 출퇴근하다 젊은이들을 보며 떠올린 생각이었다. 가장 먼저 종로구청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획서를 보냈고, 구청이 중국문화원을 설득해 중국영화를 공급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월 세 기관은 한중 문화예술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한 운영업무 협약식을 맺었다. 유 대표의 뜻이 고스란히 전달된 결과였다.

유 대표가 중국영화상설관을 마련하겠다고 의지를 굳힌 건 “우리 젊은이들이 중국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앞으로 생존이 달릴 지도 모르는 중국에 대해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예전 우리 세대가 미국이나 일본 문화를 접하고 그들과 수출 등 산업적으로 발전을 도모했다면 이제 그 흐름은 중국이라고 봅니다. 이미 중국은 경제나 문화적으로 너무 큰 시장이 돼 오히려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기대서 가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대중문화만 봐도 게임산업은 80% 이상이 중국 자본이 들어와 있으니까요.”

유 대표는 1990년대부터 20여년 간 영화 제작자와 투자자로 활동하며 국내 시장의 변화를 직접 목격했다. ‘미스터 맘마’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화려한 휴가’ 등을 제작했고, ‘과속스캔들’ ‘7급 공무원’ ‘쌍화점’ 등에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등 문화계에서 고루 활동해왔다. 그는 연극과 뮤지컬을 공연하고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의 대표로서 매일같이 10~30대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는 일이 많다. 젊은 배우나 연출자, 스태프 등을 보면서 그들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유 대표는 “중국은 문화 강국”이라며 “중국은 영화만 해도 연간 800여 편이 제작돼 우리 영화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 일자리만 해도 얼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중국은 사회주의지만 영화계만큼은 시장논리가 적용되면서 영화관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중국은 부족한 콘텐츠를 채우기 위해 한국영화에 관심을 가졌고, 국내 젊은 인력들도 대거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영화 제작 현실을 보면 청년들의 일자리는 내리막길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중∙저예산 영화에 투자할 수 있겠어요? 자금 회수가 안 되기 때문에 (영화계가)블록버스터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인력공급이 넘쳐나는 거고요. 각 대학에서 영화과가 문닫기 시작했잖아요.”

유 대표는 중국영화상설관을 더 넓히는 작업을 계속 준비 중이다. 인천 남구의 영화공간주안이 유 대표와 뜻을 같이해 극장 내에 중국영화상설관을 설치해 2호점이 됐다. 이달 말에는 부산의 영화의전당에도 중국영화를 상시 상영하는 영화관이 문을 연다.

“최근 중국이 경극 등이 상연되던 낙후된 공연장을 부수고 새로 짓고 있답니다. 공연 분야도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봐요. 특히 뮤지컬은 우리가 일본 중국보다 앞서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이 강한 드라마와 영화가 성공했고, 노래를 잘해서 K팝으로 한류가 형성됐죠. 이 두 가지를 합친 게 뮤지컬이니 중국 진출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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