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중국 방문 돌연 취소
金 “쓸데없는 상상 말라” 일축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4일 중국과 러시아 방문 일정을 갑자기 취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돌발 제안으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일정이 잡힐 때만 해도 김 전 대표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거국내각 총리를 맡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그러나 “쓸데없는 상상은 말라”며 총리 제안과 수용 여부 모두 부인했다.
김 전 대표는 당초 이날 최운열, 박용진 민주당 의원과 함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국해 현지 물류업체 등을 방문하고 15일 중국 훈춘을 들른 뒤 16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인천공항에까지 나갔지만 출국을 취소했다. 김 대표 측은 “원래 출국 하지 않을 계획이었는데, 같이 가자고 먼저 제안했던 입장해서 두 의원에게 미안해 배웅하러 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본보와 통화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조건으로 권력승계 1순위인 거국내각 총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그런 쓸데없는 상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다들 나에게 그런 제안을 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제안이) 온 다해도 결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김병준 총리 후보자를 지칭한 듯 “난 제2의 누구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저녁 추 대표가 영수회담 제의를 철회하면서 김 전 대표의 총리설도 소문으로 그쳤다.
그렇지만 박 대통령 퇴진이나 탄핵소추안 가결시 대통령 권한 대행을 황교안 총리가 맡기 때문에 야권에선 새 총리를 서둘러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영춘 민주당 의원은 “과도정부의 수반인 총리는 지도력과 권위를 인정받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황 총리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본인 의사와 관계 없이 김 전 대표가 총리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박 대통령이 야권에서 요구한 ‘새누리당 탈당’ ‘2선 후퇴 선언’ 등을 받아들일 경우 박 대통령이 국회에 추천을 요청한 총리 후보로 김 전 대표가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이라는 얘기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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