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ㆍ민심 고립상황서 벗어나려 했으나 무산
“당혹스럽지만, 여야와 대화 시도는 계속하겠다.”
청와대는 14일 밤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양자 회담이 끝내 무산되자 이 같은 반응을 내놓았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회담 무산이 결정돼 당혹스럽다”면서 “청와대는 여야 영수회담을 이미 제안한 만큼, 형식과 관계 없이 언제든 회담이 열리기를 기대하며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추 대표의 회담 제안 철회 방침을 민주당이 아닌 언론을 통해 전해 듣고 허탈해 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추 대표의 회담으로 정치권과 민심에서 고립돼 있는 상황을 벗어나려 했지만, 다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됐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추 대표의 양자 회담 제안을 네 시간 만에 발 빠르게 수용하면서 “국정 동반자들끼리 만나는 것 자체로 국정 정상화를 위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국민의당, 정의당과도 대화 기회를 만들겠다”고 했었다.
물론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하야’나 ‘질서 있는 퇴진’에는 선을 긋고 있다. 대통령직을 지키려는 박 대통령의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고 한다.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이 추 대표를 만나면 퇴진 거부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국무총리 후보자 추천 등 청와대가 제시한 국정 수습책에 야당이 협조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양자 회담이 정국 수습의 출구가 되기를 기대했던 새누리당도 아쉬워했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여야가 국민만 바라보는 마음으로 여야 영수회담을 조속히 성사시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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