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 100여차례… 2명 사망
쓰나미 이어져 고지대 피신도
뉴질랜드 남섬 노스캔터베리 지역 핸머스프링스 인근에서 14일(현지시간) 새벽 0시 2분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이날 오후까지 최소 2명이 숨지고 가옥과 도로 및 철도가 파손 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본진 후 이날 오후 12시 35분 발생한 6.8 규모 지진 등 14일 하루동안 100여 차례 이상의 여진이 잇따르고 2m 높이의 소규모 쓰나미가 이어져 인근 주민 수천 명이 고지대로 대피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남섬 동부 해변 유명 관광지인 카이코우라에서 건물이 무너지면서 1명이,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북쪽으로 150㎞ 떨어진 주거지에선 심장마비로 1명이 각각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카이코우라 지역에서만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려 수십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지진발생 수시간 후 헬기를 타고 수도 웰링턴에서 피해지역인 카이코우라로 급히 날아가 재난 수습에 나섰다. 도로를 가로막은 콘크리트 잔해물과 전복된 차량들을 둘러본 키 총리는 “완전 복구까지 수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산간 피해지역에 추가 희생자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다만 피해지역이 완전히 고립되지 않아 국가비상사태는 발령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 가운데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카이코우라는 전기와 통신이 두절되고 각종 관광시설의 출입이 통제되는 등 혼란에 빠져있다. 영 일간 가디언은 “지진이 발생한 심야에 카이코우라 인근에서 20건에 달하는 강도와 약탈 범죄가 신고됐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여진이 이어지면서 카이코우라, 크라이스트처치 등 피해지역 주민들은 또 다른 강진이 엄습해올 것이란 공포에 휩싸여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수천 명이 고지대로 대피해 주민센터 등 대중시설, 심지어 노상에 천막을 치고 여진 대비에 나섰다. 가디언은 “2011년 지진으로 185명이 사망한 기억을 갖고 있는 뉴질랜드인들은 이번 지진으로 잠든 용(지진)이 깨어났다고 말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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