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보령 지진의 원인은? 경주 지진 여파?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13일 보령 지진의 원인은? 경주 지진 여파?

입력
2016.11.14 15:37
0 0

충남 보령에서 13일 밤 일어난 규모 3.5 지진으로 지질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9월 경주에서 일어난 규모 5.8 지진의 여파인지, 또 다른 이유로 생긴 현상인지 단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어느 쪽이든 앞으로는 예전보다 지진 발생이 잦아질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14일 지질학계에서 제기된 보령 지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경주 지진으로 지하에서 증가한 응력(외부 힘을 받아 변형된 물체 내부에서 발생하는 힘)이 멀리까지 퍼졌을 수 있고, 지금까지 움직임이 없었던 단층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의 지질 환경 변화로 활동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3일 오후 9시 52분쯤 충남 보령시 북북동 쪽 4㎞ 지점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의 원인에 대해 지질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연합뉴스

경주 지진에 따른 여진일 가능성이 제기된 이유는 응력이 퍼진 방향 때문이다. 경주 지진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단층은 영남 일대에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뻗어 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규모 2~3의 여진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연구진이 여진 발생 지점들의 위치를 분석한 결과 경주 지진 때문에 지하에서 추가로 발생한 응력이 단층과 수직인 방향(서북서-동남동)을 따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보령이 이 수직 방향의 연장선 상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경주 지진의 여파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거리가 문제다. 응력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영역을 학계에선 지진 발생 지점에서 대개 30~50㎞ 이내로 보는데, 경주와 보령은 100㎞ 이상 떨어져 있다. 홍 교수는 “응력 변화가 지하에서 예상보다 넓게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며 “지난 2013년 보령 앞바다에서 일어났던 지진으로 발달한 단층의 움직임과 경주 지진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 연구진이 분석한 경주 지진 발생지(빨간색과 파란색 바람개비 모양의 중심부) 주변의 응력 변화. 빨간색은 응력이 증가, 파란색은 감소한 지역을 뜻한다.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빨간색은 경주 지진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단층의 방향과 같고, 이와 수직인 방향으로도 추가로 응력이 증가했다. 응력이 줄어든 파란색 지역은 향후 상대적으로 지진 발생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프의 X축은 경도, Y축은 위도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 페이스북

보령 지진 직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경주 인접 지역의 단층에서 발생한 게 아니기 때문에 보령과 경주 지진 사이에 인과관계를 찾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반도 전체가 동일한 지각판(유라시아판) 위에 놓여 있으니 경주 지진으로 발생한 응력이 여러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추정은 가능하지만, 규모가 작은 1회의 지진만으론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질연은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생긴 광범위한 지질 환경의 변화가 보령 지진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반도 지하에는 무수히 많은 단층선(단층면의 맨 위 모서리)이 분포하는데, 지금까지는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않던 일부가 동일본 대지진으로 아주 강한 힘을 받은 뒤 깨지거나 움직이기 시작했을 거라는 설명이다. 선창국 지질연 지진연구센터장은 “보령이나 제주처럼 그 동안 지진 발생이 극히 드물었던 지역에서 사람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한반도의 지질 환경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일본 대지진 이후 과학자들이 GPS 좌표 측정값을 분석한 결과 한반도가 포함된 유라시아판이 동쪽으로 약간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의 동쪽 끝은 일본 쪽으로 약 5㎝, 서쪽 끝은 1~2㎝ 옮겨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한반도 지하의 구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지질연은 추측하고 있다.

경주 지진으로 쌓인 응력이 확산된 것이든, 지질 환경 변화로 새로운 단층의 움직임이 생긴 것이든, 양쪽 모두 앞으로 지진 발생 빈도가 높아질 거란 예상에 힘을 싣는다. 선 센터장은 “산발적인 지진 발생지는 단층 규모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며 “큰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지각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