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려오는 파도 앞에서 당당했던 그대들의 모습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 초곡항 인근 갯바위에 고립된 근로자들을 구조하다 순직한 고 김형욱 경위(38)와 박권병(30) 경장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동해해경본부 특공대 대운동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동료와 유가족들은 거친 파도 앞에서도 끝까지 몸을 던져 고귀한 생명을 구하고 산화한 김 경위와 박 경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깊은 슬픔에 잠겼다.
최강근 경사는 고별사를 통해 “사랑하는 나의 형님(김 경위)은 그 누구보다 믿음직스럽고 자상했던 최고의 특공대원이자 가장이었다”고 고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최 경사가 이어 “둘째를 가졌다고 좋아하던 우리 팀 막내는 똑똑하고 늘 성실했던 멋진 대원이었다”며 “국민을 지키겠다는 마음은 영원할 것”이라고 박 경장을 추억하자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박찬현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고별사에서 “구조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재난현장으로 달려갔던 열정과 사명감은 해양경찰에게 오랜 귀감으로 남을 것”이라며 “당신들이 목숨 바쳐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남은 이제 우리가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해병대 수색대를 전역한 뒤 2002년 4월 해양경찰에 입문한 김 경위는 해양경찰청 해난구조대, 동해해경 특공대 전술팀장 등으로 근무한 베테랑이었다. 4년 전인 2012년 4월 해상특수기동대원으로 해경에 투신한 박 경장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으로부터 서해바다를 지키다 올해 2월 동해해경 특공대에 배치됐다.
이들은 지난 8일 삼척시 근덕면 해안경관길 조성 공사 현장 갯바위에 고립된 근로자들을 구조하다 너울성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를 당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