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일이 될 것이다.”
올림픽 육상에서 9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30ㆍ자메이카)가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의 행보를 묻는 질문에 축구선수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한 말이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볼트는 “내가 맨유 선수로 뛴다면 그것은 꿈이 실현되는 것”이라며 맨유와 축구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볼트는 이어 “조만간 도르트문트와 함께 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하루 뒤인 14일, 도르트문트의 한스 요하임 바츠케 회장은 독일 매체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볼트와의 훈련은) 농담이 아니다. 마케팅용 행보도 아니다”라며 볼트의 말이 사실임을 밝혔다.
도르트문트와 볼트는 공통점이 있다. 독일의 스포츠용품 업체 푸마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푸마의 대표이사인 비욘 굴덴은 도르트문트의 이사진에 속해 있기도 하다. 바츠케 회장은 “굴덴 이사가 볼트 역시 우리와 함께 하는 훈련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며 합동 훈련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 부분 진척됐음을 드러냈다. 바츠케 회장은 이어서 “볼트와의 훈련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토마스 투헬(43) 감독 역시 이 아이디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도르트문트 선수단도 볼트와의 훈련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바츠케 회장은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중요한 기간에는 볼트도 우리와의 훈련을 원치 않는다”면서 “아마도 프리시즌과 같은 기간에 가능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바츠케 회장의 말에 따르면 볼트가 도르트문트와 합동 훈련을 가지는 시기는 빠르면 내년 1월 분데스리가 휴식기간 중일 것으로 보인다. 도르트문트는 2015~16시즌 도중인 올해 1월 15일, 분데스리가 휴식기간에 맞춰 아랍에미레이트(UAE)로 전지훈련을 떠나 그곳에서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와 친선전을 가진 적도 있다.
도르트문트의 훈련에 볼트가 합류했을 때 가장 기대되는 모습은 도르트문트의 주전 공격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27)과의 만남이다. 오바메양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진을 돌파하는 유형의 선수로, 그의 스피드를 설명할 때 그 기준으로 볼트의 이름이 언급되곤 했다. 유튜브의 한 누리꾼은 ‘오바메양이 볼트보다 빠르다고?’라는 영상을 올려 두 선수의 30m 기록을 직접 비교하기도 했다.
축구선수를 꿈꾼다고 공공연히 밝혀온 볼트가 인터뷰 중 직접 언급한 도르트문트와의 합동 훈련 계획이니만큼 이 훈련이 볼트가 프로 축구선수로서 첫 발을 떼는 훈련인지 여부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바츠케 회장은 볼트와의 선수 계약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정진욱 인턴기자
▲우사인 볼트와 비교되는 도르트문트 오바메양의 스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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