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 영수회담을 전격 제안해 성사된 것과 관련해 “명백한 오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영수회담 제안은 청와대에 좋은 일이고 야권 분열로 이어질까 걱정된다”며 “영수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사임 요구 외에는 일체 협상이나 조건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찌감치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해 온 박 시장은 “국민 요구는 대통령 하야에서 나아가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자는 것인데 더민주도 하나의 기득권이 돼 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더민주를 질타했다.
박 시장은 “민주당이 갈지자 행보를 하는 것은 문재인 전 대표의 어정쩡한 자세 때문”이라며 문재인 전 대표도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인의 기본은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으로, 헌정위기와 국정농단 사태에서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의 대통령 즉각 사임 요구를 확실히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야당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입장을 분명히 정하면 국민 요구를 따른 하야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12일 촛불집회에 참석한 박 시장은 “대통령을 향한 국민 분노가 얼마나 깊고 거대한지 누구나 느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머뭇거리는 청와대는 물론이고, 야당에도 비판이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1야당의 입장이 대통령 즉각 사임이라면 국회가 그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국회가 갖고 있는 입법권, 예산심의권 등 다양한 권한이 있어 청와대가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으로 탄핵소추 뒤 사임한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예로 들어 민주당을 압박했다.
박 시장은 탄핵이 아닌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탄핵에 반대하지 않지만, 국회 3분의 2 이상 동의와 헌법재판소 결정 등에 6개월 이상 시간이 걸리니 국민이 인내하지 않을 것이고 결국 하야만이 답이라는 설명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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