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강진으로 185명이 사망한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인근에서 14일(현지시간)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최대 높이 2m의 강력한 쓰나미로 수천명이 고지대로 대피하고 사망자도 2명 발생하는 등 주민 피해가 속출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지진으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구조 활동을 위해 지진 피해가 심한 남섬 캔터베리의 카이코우라에 군용 헬기들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본진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북동쪽으로 91㎞,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으로부터 200㎞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첫 지진이 발생하고 30분 후에는 규모 6.5의 지진(USGS 기준)이 이어져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후에도 규모 4∼6 이상의 여진이 20여 차례 잇따랐다.
뉴질랜드 방재당국은 지진 발생 직후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남섬 동부 해안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어 첫 지진이 직후 2시간 후인 이날 오전 1시 50분쯤 높이 2m가량의 첫 번째 쓰나미 파도가 남섬을 강타했다. 일부 지역에 최대 높이 5m의 쓰나미 파도가 밀어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동부 해안지대의 주민 수천 명이 높은 지대로 대피했다.
지진 발생으로 여러 지역에서 전기가 끊기고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아 도시는 아비규환에 빠졌다. 놀란 주민들과 호텔에 묵던 여행객들은 거리로 쏟아져 내려왔다. 남섬 타카카에 사는 엘리자베스라는 여성은 현지 라디오에 “집 전체가 뱀처럼 꿈틀거렸다. 무언가가 부서졌고, 전기도 나갔다”고 밝혔다.
지진으로 통신망 등이 망가지면서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다. 다만 남섬 캔터베리 지역의 컬버든과 카이코우라 등에서 사상자가 발생하고 건물과 도로가 파손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건물이 파손되거나 집안 내부가 엉망이 된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뉴질랜드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국가 중 하나다. 특히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지난 2011년 2월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해 185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직 보고된 한국인 또는 교민 피해 상황은 없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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