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ㆍ해운산업 경기가 밑바닥까지 꺼진 데다가 최근 자동차 업계 파업, 수출 부진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의 산업생산이 3년 넘게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동남권(부산ㆍ울산ㆍ경남) 산업생산 지수는 1년 전보다 6%나 감소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고전하던 2009년 1분기 9.9% 줄어든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광업·제조업이 6.2%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산업생산 감소를 주도했다.
동남권 산업생산은 2013년 2분기에 전년보다 0.7% 감소한 이후 역대 최장기간인 14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지금까지 동남권 산업생산이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와 2008년 금융위기 때 단 두 번뿐이다.
마이너스 성장 기간도 외환위기 때는 5분기(1997년 4분기∼1998년 4분기), 금융위기 때는 3분기(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로 지금 상황과 비교하면 매우 짧았다.
산업생산 감소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2013∼2014년에는 감소 폭이 3% 이내였지만 지난해 4분기(-5.6%)와 올해 3분기에는 감소 폭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동남권 산업생산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한창 진행 중인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에 수출 부진 효과가 누적되고 자동차 업계 파업 영향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동남권에는 자동차 생산 공장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가 밀집해있어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ㆍ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구조조정 이슈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수출도 당장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동남권의 고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정자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도 수출 경기에 민감한 동남권에 장기적인 악재로 여겨지고 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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