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근무하다 파견ㆍ좌천”
배후로 안종범 밑서 일하던
기재부 고위관계자를 지목
당사자는 “사실과 다르다”
최순실(60ㆍ구속)씨 단골 성형외과의 중동진출을 중개하다 무산된 컨설팅업체 대표 이모(45)씨가 “‘청와대 지시’ 탓에 기획재정부에 근무 중인 남편까지 보복 인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그 배후로 안종범(58ㆍ구속)씨가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시기에 청와대에서 안 전 수석과 함께 일했던 기재부 고위 관계자를 지목했다.
이씨는 1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재부 과장인 남편이 올 2월 타당성심사과장으로 발령 받은 지 두 달 만에 다시 국무조정실로 파견됐다”며 “(기재부 고위 관계자인) A씨가 당시 남편에게 ‘청와대 지시를 받아서 하는 거라 자기도 어쩔 수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타당성심사과) 담당인 2차관이 A씨에게 ‘그런 식으로 사람을 빼가면 우리는 어떻게 일을 하느냐’는 얘기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이날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기수나 경력을 봐서 본인(이씨 남편)이 인사과장에게 제안해서 가게 된 것으로 오히려 승진 자리”라며 “본인(이씨 남편)이 인사차 들렀는데 부인 사업이 힘들다는 얘기를 해서 위로해 준 적은 있다”고 말했다. “모든 인사에 불만이 많은데 오해가 생길 여지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기재부 인사 담당자는 이씨 남편에게 수차례 전화해 ‘인사가 난 국무조정실 파견 자리는 승진되는 자리라고 이야기해 달라’고 회유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씨의 남편은 “(이런 내용이 모두 알려지면) 사회생활하기 힘들다”며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다.
이씨는 기재부에 근무하는 자신의 친동생도 보복 인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에 근무하던 동생이 올 5월 기재부 본부로 복귀하게 돼 있었는데, 출근도장만 찍고 사실상 아무 일도 안 하는 스마트워크센터로 발령이 났다”며 “미팅에서 A씨를 만났는데 ‘네가 잘못한 것은 없고 너네 누나 때문에 자리를 줄 수 없으니 조용히 있으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그 친구가 인사하러 왔는데 잘 지내라고 격려하는 얘기를 했다”며 “(스마트워크센터에 있다가) 이후 문화참사관으로 간 것으로 아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안 전 수석과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인물이어서 이씨는 남편과 동생의 인사 보복 배후에 A씨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이씨가 말한 성형외과 해외진출 무산이 있었던 것은 2014년이고, 해당 인사발령은 2016년으로 약 2년의 시간적 간격이 있다”며 “기재부 인사는 원칙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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