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강진으로 185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던 뉴질랜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 인근에서 14일(현지시간) 또다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피해 상황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뉴질랜드 방재당국은 쓰나미(지진 해일) 경보를 발령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분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북동쪽으로 91㎞,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200㎞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비교적 얕은 10㎞여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진원 깊이가 얕을수록 피해가 큰데다 진앙지는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헨머스프링 온천마을에서 남동쪽으로 15㎞ 떨어진 지역이기 때문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지진 규모를 초기에 7.4로 측정했으나 이후 7.8로 상향했다. 뉴질랜드 당국은 지진의 규모를 6.6으로 측정했다.
뉴질랜드 방재당국은 지진 발생 직후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남섬 동부 해안의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하라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한밤에 일어난 이번 지진에 따른 피해 상황은 즉각 보고되지 않았다. 방재당국은 앞으로 더 큰 지진이 있을 수 있으며, 쓰나미도 앞으로 몇 시간 동안 계속될 수 있으므로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주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질랜드 당국은 강진으로 쓰나미가 발생해 첫 파도가 북동부 해안에 닿아 충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쓰나미 높이는 약 1m 정도였다. 뉴질랜드 방재당국은 “첫 번째 발생한 쓰나미보다 훨씬 큰 쓰나미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지난 2011년 2월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해 185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이번에는 7.8 강진인 만큼 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PTWC)는 “지진 측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주 파괴적인 쓰나미가 올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첫 지진이 발생하고 30분 후에는 규모 6.2의 지진이 이어졌다. 이후 규모 4∼5 이상의 여진이 10여 차례 잇따랐다. 수도 웰링턴에 사는 주민들도 건물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길거리로 피신했다. 주민 약 34만명이 살고 있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지진에 주민 수천 명이 고산지대로 피신했고, 경찰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잠든 주민들을 깨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섬 타카카에 사는 엘리자베스라는 여성은 현지 라디오에 “집 전체가 뱀처럼 꿈틀거렸다. 무언가가 부서졌고, 전기도 나갔다”고 밝혔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밤 지진에서 모든 국민들이 안전하길 희망한다”고 적었다. 크라이스처치는 한국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다만 한국 외교부는 이날 뉴질랜드 지진 발생과 관련해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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