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교섭마저 결렬된 철도 노사가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국회의 4자 협의체 구성도 난항을 겪고 있다. 여당이 금주 안에 국회 내 협의체 구성 여부에 대한 가닥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13일 철도노조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14일 야당의 4자 협의체 구성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야 3당은 지난달 26일 국회와 국토교통부, 코레일, 철도노조의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파업 출구 모색을 제안한 바 있다. 야당 의원들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성과연봉제 시행 유보 및 노조 총파업 유보’ 안을 토대로 4자간 협의를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태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정한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새누리당이 11일 야당 제안에 난색을 표하는 등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 역시 협의체 구성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12일 대규모 촛불집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청와대가 별다른 입장 변화를 내놓지 않으면 탄핵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정 교착상태가 길어지면 여당은 성과연봉제 관련 이슈를 모두 정부에 떠넘기는 등 협의체 구성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당이 협의체 구성에 동의한다고 해도 곧바로 재협상이 시작되지 않을 수도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홍순만 코레일 사장은 수 차례에 걸쳐 ‘성과연봉제 도입과 시행은 기본적으로 기획재정부 소관’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이 같은 사측의 입장이 변하지 않으면 4자 협의체 구성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코레일 측은 “국회로부터 협의체 구성 관련 공식 입장을 전달 받은 후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철도파업 48일째를 맞은 13일 KTX와 통근열차는 100%, 수도권 열차는 99.2%, 화물열차는 81.0%가 운행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운행률은 각각 57.7%와 62.7%에 머물렀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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