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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ㆍ콜레라ㆍ태풍 3중고, 신성장동력으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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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ㆍ콜레라ㆍ태풍 3중고, 신성장동력으로 극복”

입력
2016.11.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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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 상의 대신 다른 직원들처럼 이름표를 단 근무복을 입은 권민호 거제시장은 “신성장동력 산업인 해양플랜트 산업단지 자금이 시장에 풀리면 조선경기 침체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경기도 살아 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시 제공
정장 상의 대신 다른 직원들처럼 이름표를 단 근무복을 입은 권민호 거제시장은 “신성장동력 산업인 해양플랜트 산업단지 자금이 시장에 풀리면 조선경기 침체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경기도 살아 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시 제공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에 전력

생태관광지ㆍ해양테마파크 추진

해앙플랜트 산단 조성에도 박차

조선업에만 휘둘리는 구조 탈피

-유례 없는 불황에 동분서주

市 전역이 현장 시장실 돼야

시장실ㆍ관용차ㆍ수행비서 없애

근무복 차별도 없는 ‘4無 시장’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4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불황을 몰랐던 ‘부자 섬’ 경남 거제도가 든든한 버팀목인 조선경기가 무너지면서 지역경제 전반에 큰 먹구름이 끼었다. 여기다 올해 15년 만에 콜레라가 발생해 유례없는 불황이 골목경기를 삼켰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차바’까지 강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는 등 전에 없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처럼 ‘3중고’의 풍랑을 헤쳐가는 권민호(60) 거제시장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만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눈코 뜰 새가 없는 요즘 그의 일상은 ‘천신만고(千辛萬苦)’ 라는 말이 어울린다.

권 시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도 비껴갈 만큼 호황을 누리다 맞은 불황이라 시민들의 불안감과 상실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실업문제와 지역상권 위축 등 현안 타개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권 시장을 만나 봤다.

-조선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은.

“유가하락으로 40여년 만에 조선경기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조선으로 성장한 도시이기에 조선경기 침체는 지역경제에 직격탄이다. 시민들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협력업체를 찾아 현장 목소리를 듣고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지방세와 4대 보험 유예 및 감면, 직업훈련소 설치 등 많은 건의가 쏟아지고 있다. 시가 할 수 있는 사항은 검토해 추진하고, 중앙 정부에 건의할 사항은 해당 부처에 요구하고 진행상황을 챙기고 있다. 은행 관계자, 조선업 경영자와 근로자, 전문가 등 을 찾아가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는 정상 추진되고 있나.

“2014년 12월 국가산단으로 확정된 후 국토부는 조선불황 등으로 해양플랜트산단 조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9월 국토부를 직접 찾아가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고 1조8,000억원의 생산효과와 7,000억원의 부가가치, 1만5,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진 미래 먹거리 사업이라며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현재 국토부는 시의 지속적인 승인 요청을 수용해 긍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정부 주도가 아닌 지자체와 실수요자, 금융권, 건설사가 손잡고 새로운 방식의 산단을 조성하고, 실수요 기업들이 총 사업비 1조8,000억원을 부담한다. 자금이 시장에 풀리면 지역경기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관광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 했는데.

“조선업 업황에 따라 지역이 흔들리는 산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인 관광산업 육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동백꽃 군락지 특성을 살린 지심도 자연생태 관광지 조성,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서는 거가대교 관광지 조성, 국내 최대 돔형 첨단온실과 수변공원이 어우러진 거제자연생태 테마파크 조성 등을 통해 거제 관광지도를 새로 만들 계획이다. 또 국제 경쟁력을 갖춘 체류형 복합관광시설인 해양테마파크, 장승포유원지, 옥포관광지 조성사업 등도 착착 추진되고 있다.”

권민호 경남거제시장이 고현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거제시 제공
권민호 경남거제시장이 고현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거제시 제공

-콜레라 환자 발생으로 피해가 컸는데.

“조선경기 침체로 지역 골목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콜레라 환자가 발생, 유례없는 불황이 거제를 삼켰다. 8월 23일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 9월 20일 거제시 콜레라비상대책본부가 해체되기까지 한 달 가량은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다. 질병관리본부가 콜레라균이 어디서 어떻게 유입됐는지, 환자가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수산업과 외식업 종사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발병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자 300여명의 시민들과 수산물 시식회를 개최해 거제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기도 했다.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전 직원이 점심과 저녁시간에 수산물 취급 음식점을 찾는 등 소비위축이 해소될 때까지 런치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제18호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초속 36m에 달하는 강풍으로 거가대교가 통제되고 고압전선이 절단돼 대우조선해양이 위치한 아주동 일대 4만여 가구가 8시간 동안 정전되는 피해를 입었다. 또 방파제를 비롯한 공공시설 105건과 어선파손 등 민간시설 666건 등 총 149억원의 피해가 발생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해안가에 떠밀려온 600여톤의 쓰레기를 치웠고, 침수주택 등 사유시설에 대한 지원과 방파제 등 공공시설물 복구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4무(無) 거제시장’이란 얘기가 있는데

“거제시는 4가지가 없다. 시장실과 관용차, 수행비서가 없고 근무복에 차별이 없다. 시장은 편한 의자에 앉아 있을 시간이 없고, 앉아 있어도 안 된다. 거제시 전역이 현장 시장실이 돼야 한다. 다만 결재와 민원처리, 면담할 공간 등이 필요해 시민 왕래가 가장 잦은 민원실 옆에 문이 없는 개방된 장소에서 직원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행사가 있으면 관련 부서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있는 만큼 필요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수행비서가 없어도 큰 불편함이 없다. 근무복을 처음 도입할 때 직원들의 불만이 있어 근무복을 입으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매일 점퍼 차림으로 근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간을 갖고 기다리자 직원들이 자연스레 근무복을 입기 시작했다. 근무복은 단순한 옷이 아니다. 제복을 입으면 바른 마음가짐을 갖고 행동도 조심하게 된다. 시장이라고 별 다를 게 없기 때문에 출퇴근할 때도 경차를 직접 운전한다.”

거제=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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