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중개 컨설팅사 대표
“조원동 수석 지시로 왔다 했지만
병원 측선 미온적 반응만 거듭”
최순실 밀어붙였다 성과 안 나자
조 수석ㆍ컨설팅사에 책임 물은 듯
청와대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는 최순실(60ㆍ구속)씨 단골 성형외과의 해외진출 시도가 해당 성형외과측도 모른 채 졸속 추진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씨 입김으로 청와대가 제대로 조율도 거치지 않은 채 나섰다가 결국 해외진출에 실패하자 이를 맡았던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경질 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 단골인 김영재의원(진료과목 성형외과)의 중동진출을 중개하려다 무산된 컨설팅업체 대표 이모(45)씨는 1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4년 2월 우리 회사 관계자가 해당 병원을 찾아 ‘조원동 수석 지시로 중동진출을 검토하기 위해서 왔다’고 인사를 했지만 병원 측은 중동 진출은 생각해 보지도 않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씨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측이 중동진출에 의지가 없는 병원 측을 설득해 “영문자료라도 만들어보자”고 하자 병원에선 오히려 “특허가 있는 기술이라 유출되면 큰 일”이라며 반대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청와대 요청이라 일단 자료 준비라도 해보자고 했지만 그 의미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이씨는 “조 전 수석 지시가 있은 지 2, 3주 후에 중동에서 (의료산업 관련) 실사단이 오게 돼 있어 다른 희망업체들은 관련 자료를 신속하게 보내줬지만 해당 병원에서는 같은 답변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증언대로라면 박근혜 대통령 지시를 받아 조 전 수석이 부하직원 부인까지 동원할 정도로 공을 들인 사업에 정작 당사자 병원은 미온적이었다는 것이다. 애초에 준비도 안 된 병원의 해외진출을 최씨가 밀어붙였다가 성과가 안 나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조 전 수석과 이씨 측에 물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씨는 조 전 수석의 경질, 이씨 측 업체의 세무조사 등이 중동진출 실패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는 문고리 3인방과 조 전 수석 등 최씨 지시를 전달받은 청와대 내부에서 의사소통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김영재의원 관계자는 “중동진출 제안서가 VIP(박 대통령) 지시라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이씨 회사에서 대리급이 제안서만 받아간 뒤 연락을 끊었다”며 “최씨가 고객인 것은 맞지만 덕을 보려 한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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