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생각하는 영어 오류는 대부분 문법에 관한 것이다. 반면에 미국인의 오류는 철자나 구두점(Punctuation) 오류가 더 많다. ‘Grammatical errors that make you look silly’(멍청한 문법 오류)라고 소개되는 예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간단한 표기법 문제와 동음이의어 문제가 대부분이다.
재향 군인의 날 어느 지역의 행사장 앞에 ‘Thank you for severing our country’라는 문구가 있었다. ‘우리나라를 위해 봉사해 주셔서 고맙다’는 의도와 달리 serving과 severing의 spelling error 때문에 갑자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Serve는 ‘봉사하다’이고 ‘severing’의 본동사 Sever는 ‘단절하다 끊다’의 뜻이기 때문이다. ‘severing our country’는 결국 ‘우리나라를 분단시켜 줘서’라는 엉뚱한 의미가 됐다.
또 다른 예로 복수형 s와 소유격 혼동이 있다. 흔히 ‘고객 전용 주차장’ 표기는 ‘Customer Parking Only’ ‘Reserved for Customers’와 같이 표기하는데, ‘Private Car Park - Patron’s Only’로 쓰는 경우가 있다. 이는 Patron’s와 patrons의 철자를 혼동한 것이다. 참고로 customer보다는 patron이 격조 있는 어감을 갖기 때문에 영업장에서는 patron을 선호한다.
또 어떤 shopping mall 내 장애인ㆍ노약자용 화장실 앞에 ‘Toilet ONLY for disabled elderly pregnant children. Thank you for shopping with us!!!’라는 안내가 있었다. ‘이 변기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장애인이면서(disabled), 나이든 노인이어야 하고(elderly), 임산부이자(pregnant), 어린이들(children)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Toilet for disabled, elderly, pregnant, and children’처럼 단어마다 comma를 넣고 마지막 단어 앞에 and를 삽입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사례다.
최근 SNS 상에 ‘Don’t wear black people’라는 문장이 등장하여 화들짝 소동이 벌어진 일도 있다. 직역하면 ‘black people을 입지 마라’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도 ‘Don’t wear black, people’처럼 comma를 넣어야 ‘여러분, 검은 색은 입지 마세요’의 뜻이 된다. 미국 중학교에서 국어 시간에 ‘You should love commas’를 교육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발음과 철자’의 복합 오류도 있다. 상단 부분 ‘Private Customer Parking Only’까지는 문제가 없다. 하단의 ‘All Others Will Be toad’가 문제다. 마지막 단어 toad는 towed(견인되다)로 해야 옳은데 소리가 똑같은 toad(두꺼비)를 사용해 웃음을 샀다. Sound와 spelling을 혼동하는 오류인데 소리부터 먼저 배우는 원어민의 취약점이다. 이런 이유로 한때 ‘phonics’ 교육법이 등장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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