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PP 발 빼겠다” 공언
무산 땐 무역전쟁서 中 유리해져
새 경제블록에 한국 참여 이끌기도
日은 달러약세에 수출부담 떠안아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 대해 중국은 내심 미소를 짓고 있고 일본은 울상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의 고립주의 정책이 오히려 중국에 기회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고, 일본은 트럼프의 약(弱) 달러 정책 추진이 일본 수출 전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13일 KOTRA의 ‘미국 대선 이후 주요국 반응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에 가장 노심초사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HSBC와 노무라증권은 현재 달러당 105엔 안팎인 환율이 트럼프 집권 후 90~95엔으로 떨어질(평가 절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발효가 불투명해진 것도 악재다. 일본은 TPP를 통해 미국, 멕시코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한 번에 체결하려 했지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계획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TPP에서 발을 빼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유럽도 트럼프의 약 달러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자동차와 기계 등의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 걱정이다.
반면 중국은 트럼프의 당선을 반기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트럼프의 정책은 국내 발전에 주력하겠다는 고립주의”라며 “미국의 간섭이 약화하면 중국에 유리한 점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 일본 주도의 TPP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한국 등을 끌어들여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TPP 대항마로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러시아도 자국에 우호적인 노선을 표방한 트럼프의 당선이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체슬라프 볼로진 하원(국가 두마) 대변인은 “트럼프의 승리로 러시아와 미국의 건설적 대화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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