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 이진만)는 동료 교수에게 입맞춤한 혐의 등으로 파면 당한 교수가 “파면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남 소재 C대학 이모 교수는 2014년 5월 동료 교수들, 대학원생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A 교수의 볼에 두 차례 뽀뽀해 성추행을 했다는 이유로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지난해 6월 파면 결정을 받았다. 이 교수가 사건 뒤 박사과정 수업시간과 석ㆍ박사 종강모임에서 해당 여 교수에게 입맞춤한 사실을 얘기했다는 혐의도 파면 사유에 포함됐다. 이 교수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뽀뽀는 1회만 했고, 수업시간과 종강 모임에 그런 얘기를 꺼낸 적이 없는데 파면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회식 참석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이 교수가 두 차례 뽀뽀를 하고, 종강모임에서 관련 얘기를 했던 것은 사실로 인정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업시간에 얘기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이 교수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 교수가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느꼈는데, 이 교수는 피해자가 받아들일 만한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재판 과정에서도 매우 부적절한 변명을 했다”며 “대학 교수의 품성과 자질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파면 사유 일부는 인정되지 않고, 학교가 피해 교수와 가해 교수를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지만 그 수단으로 파면 외에 해임의 방법이 있는데 그 비위 정도에 관해 심도 있는 고려 없이 파면을 선택했다”며 “사정을 종합하면 파면 결정은 징계재량권의 적정한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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