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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지분 매각, 9부 능선 넘었다

입력
2016.11.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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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등 8곳 본입찰 참여

정부 매각 목표물량 웃돌아

2010년 이후 4차례나 실패를 거듭했던 정부의 우리은행 지분 매각(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이 사실상 성공을 눈 앞에 뒀다. 11일 마감한 본입찰에서 정부가 정한 예정가격 이상을 제시한 투자자가 8곳에 달하며 이들의 매수희망 지분도 정부의 매각 목표물량(지분 30%)을 웃돌았다. 정부는 투자자 8곳의 적격성 등을 평가해 오는 13일 최종 낙찰자를 발표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정한 최소 자격요건인 예정가격을 웃도는 가격에 입찰제안서를 낸 투자자가 8곳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인수 희망 지분은 총 33.677%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정부가 예고한 최소입찰물량(4%)을 밑돈 투자자 1곳(3.99%)을 제외한 나머지 7곳은 4%를 소폭 상회하는 지분을 사겠다고 신청했다. 3.99% 매수를 희망한 투자자 역시 이미 약간의 우리은행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본입찰 자격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후보가 된 8곳 모두 이번 매각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 관련 요건을 충족시킨 만큼 우리은행 민영화는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본입찰 통과 물량이 당초 정부가 팔기로 한 지분 30%를 웃돌아 사실상 매각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입찰에는 국내 금융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키움증권 등이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중국 안방보험이 대주주인 동양생명도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들 보험ㆍ증권사는 우리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사모펀드 중에서는 국내 IMM PE(프라이빗 에쿼티) 등이 참여하고 애초 예비입찰 때 지분인수 의향을 보였던 나머지 사모펀드들은 대거 발을 뺐다.

공자위는 본입찰 마감 직전 우리은행 이날 종가(1만2,750원)와 최근 한달 간의 주가 흐름 등을 고려해 예정가격을 정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우리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12조7,663억원) 중 아직 회수하지 못한 액수가 4조4,794억원이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예정가격은 이날 종가 수준으로 가급적 높게 정해졌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만약 정부가 본입찰에 들어온 33%대 지분을 이날 종가에 팔 경우, 2조8,442억원을 회수할 수 있다. 이번 매각 후 남는 정부의 20% 안팎 잔여지분을 고가에 팔아야 한다는 부담도 그만큼 덜게 되는 셈이다.

오는 13일 최종 낙찰자가 28일 대금을 치르고 우리은행 주식을 넘겨받으면 민영화 절차는 종료된다. 12월 중 과점주주들이 선임한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가 구성되면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통로도 크게 좁아질 전망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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