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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청와대 향해 행진… 정국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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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청와대 향해 행진… 정국 분수령

입력
2016.11.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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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여개 시민단체 민중총궐기

오후 4시 서울광장서 규탄 집회

저녁 7시부터 문화예술인 공연

밤늦게까지 시민 자유발언 예정

전국서 상경 KTX표 전부 매진

정치권도 거센 촛불민심에 촉각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경찰청 제공

12일 열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는 비선실세 국정농락 사태의 흐름을 좌우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상경 참여를 예고해 이날 민심의 분노 수위에 따라 2선 후퇴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거취도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1,500여개 시민ㆍ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백남기ㆍ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개최한다.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세 번째 집회에는 최대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최 측은 참여 인원을 50만명에서 최대 100만명, 경찰은 16만~17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비수도권 시민들도 상경해 성난 민심에 힘을 보탠다. 부산에서 시민단체 주도로 전세버스 250여대를 빌려 1만명이 올라오는 등 대구, 광주, 대전, 강원 등 전국에서 수백~수천명 단위 참가자가 서울광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날 집회 시간을 전후로 한 서울행 KTX 예매표도 전부 매진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지도부가 전원 집회에 참석해 민심을 경청하기로 하는 등 정치권도 촛불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집회는 본행사→행진→문화제→자유발언 순으로 진행된다. 1시간 가량 정권 규탄 집회를 끝낸 참가자들은 오후 5시부터 서울광장을 출발해 청와대 진입 길목인 종로구 내자동로터리까지 다섯 갈래로 나눠 대규모 행진을 한다. 경찰은 내자동로터리를 지나는 율곡로 남쪽까지로 모든 행진을 제한하는 등 조건부 허용 방침을 내놨다. 행진이 종료되면 오후 7시부터 방송인 김제동, 김미화, 가수 이승환 등 문화ㆍ예술인들의 공연이 열린다. 이후 광화문과 서울광장에서 시민 자유발언 등이 밤 늦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주최 측과 경찰은 저마다 평화집회 및 준법지도를 자신하고 있다. 국민행동 관계자는 “경찰이 충돌을 도발해도 철저히 평화 행진을 해 절제된 분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도 “시민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제공해 평화적인 집회 문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272개 중대 2만5,000여명의 경찰력을 집회 현장 곳곳에 투입한다.

그러나 이념 성향을 달리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거 집회에 참석하고 경찰의 행진 제한을 놓고도 마찰음이 나오는 등 벌써부터 물리적 충돌 우려가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경찰의 제한 통보에 민중총궐기투쟁본부를 대리해 서울행정법원에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집회가 혹시라도 불법적인 집단 행동이나 폭력 사태로 변질돼 건전한 의견 개진의 장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평화 집회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 퇴진을 당론으로 확정한 정의당, 국민의당에 이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집회에서 촛불민심이 더욱 거세게 불붙을 경우 대통령 퇴진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야권의 2선 후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탄핵소추 카드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며 “단순히 정치적 셈법이 아닌 여론이라는 충분한 명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 비박계 역시 3차 촛불집회를 계기로 친박 지도부의 버티기로 교착 상태에 있는 여권 쇄신 작업에 새로운 모멘텀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 목소리에 따라 민주공화국 본연의 헌정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압박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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