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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트럼프, 거래 상대로서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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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트럼프, 거래 상대로서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

입력
2016.11.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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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가 북한과 북핵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교부 북미국장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6자회담 수석대표), 주(駐) 러시아 대사 등을 지낸 위성락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객원교수는 11일 본보 인터뷰에서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는 북한이 도발적으로 대화를 요청해도 거래 상대로 보고 응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싶다"며 “대북압박을 지속하면서도 막후에서 북미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트럼프는 “햄버거를 먹으면서 북한 김정은과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그가 북미대화를 시도할 것인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노선과 달라질 것은 분명하다. 대북압박을 포기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더 큰 압박을 가하면서도 1.5 트랙 대화 같은 막후 형태의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의 대화 접근법은 특이한데, 체제 특성상 공세적으로 대화를 요청한다. 저자세가 아니라 도발을 통해 대화를 청하는 것인데, 미국 메커니즘은 그걸 잘 안 받아들였다. 그런데 트럼프는 사업가다. 러시아의 푸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보면 북한도 거래 상대로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도발적으로 대화해도 응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싶다”

- 북미 대화가 본격화한다면, 트럼프와 김정은은 서로 무엇을 얻어내려 할까

“북한은 일단 비핵화는 제쳐두고 북핵 문제를 가져온 근본 원인에 집착할 것이다. 즉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자신들의 핵개발을 유인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한미 군사훈련과 주한미군 문제, 평화협정도 다루려 할 것이다. 반면 미국은 비핵화를 내세울 것이다. 비핵화를 위한 중간 과정으로서 핵동결을 시도하거나 중국의 주장처럼 평화협정과 비핵화 협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구체적 협상 과정을 지금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 북한과의 협상이 결과적으로 실패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선택은

“북한과의 대화에서 긍정적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면, 이는 더 큰 대북압박을 위한 명분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 중국에 대해서도 ‘당신들 말대로 대화했는데도 잘 안됐다’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끌어내려 할 것이다.”

- 대북 군사 조치 가능성은

“타국 문제에 대한 비개입이 트럼프의 기본 철학인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군사적 옵션은 ‘과도한 개입’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 안보에 심대한 위협을 주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한다면 이것은 엄청난 ‘게임 체인저’다. 미국의 안위에 대한 엄청난 타격이기 때문에 예방적이고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라도 다르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 우리 정부의 북핵외교에 대한 평가는

“경직돼 있다. 대북압박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을 방어하기 위해 대북압박만이 해답이라고 더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유연성이 떨어진다. 상황에 따라 대북압박과 대화 가능성 등 어느 것도 배제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위성락 전 6자회담 수석대표
위성락 전 6자회담 수석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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