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이후 투자심리가 연일 요동치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주식시장과 달리, 환율은 11일에도 달러당 15원 가까이 오르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시장에선 당분간 강(强)달러 현상이 지속될 거란 전망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69.3원까지 오른 끝에, 전날보다 14.2원 오른 1,164.8원으로 장을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당선 소식이 전해진 9일 14.5원 급등했던 환율은 10일(1.1원 상승) 잠시 숨을 고른 뒤, 이날 다시 급등세를 타며 4개월여 만에 처음 1,160원 위로 올라섰다.
반면 미 대선결과 발표 당일의 충격(9일 2.25% 하락)을 전날 빠르게 회복(2.26% 상승)했던 주식시장은 이날 코스피지수가 다시 0.91% 하락하며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선 최근 3일간 환율상승 요인도 달라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상 밖의 트럼프 당선 충격으로 일단 안전자산에 몰리며 형성됐던 달러화 강세(원화 약세) 흐름이 점차 트럼프 당선에 따른 향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고조와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살아나는 것은 모두 달러 강세 요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발(發) 이슈들이 당분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며 달러 강세를 지속시킬 걸로 전망한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금리인상 여력이 있는 곳은 미국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달러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나 정책에 따라 당분간 단기 변동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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