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진짜 리오넬 메시(29ㆍ바르셀로나)를 볼 수 없는 걸까.
메시와 아르헨티나가 또 고개를 숙였다.
아르헨티나는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로오리존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남미지역 예선 11차전에서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브라질은 최근 예선 5연승을 달리며 7승3무1패(승점 24)로 선두를 질주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4승4무3패(승점 16)로 6위까지 떨어졌다. 남미에는 4.5장의 본선 진출권이 걸려 있다. 10팀이 홈 앤드 어웨이로 풀 리그를 펼쳐 상위 4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5위는 오세아니아 1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1974년 서독 대회부터 월드컵에 11번 개근했던 아르헨티나의 12회 연속 본선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 경기는 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는 슈퍼스타인 아르헨티나 메시와 브라질 네이마르(24)의 격돌로 큰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지난 8일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마친 뒤 네이마르의 전용기를 타고 사이 좋게 브라질로 이동하기도 했다. 경기 전에도 다정하게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하지만 막상 휘슬이 울리자 희비는 완전히 엇갈렸다.
전반 25분 네이마르가 선제골의 물꼬를 텄다. 네이마르의 감각적인 패스를 필리페 쿠티뉴(24ㆍ리버풀)가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네이마르는 전반 45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의 50번째 A매치 득점이었다. 브라질은 후반 14분 파울리뉴(28ㆍ광저우 에버그란데)가 1골을 보태 아르헨티나를 침몰시켰다. 브라질은 이날 승리로 미네이랑의 참사도 털어냈다. 브라질이 2014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4강에서 독일에 1-7로 대패한 장소가 바로 이곳이었다.
브라질 수비에 꽁꽁 묶인 메시는 무기력했다.
전반 36분 페널티 박스 옆에서 날린 프리킥은 수비벽에 막혔다. 후반 4분 프리킥도 위협적이지 못했고 후반 25분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에서 찬 프리킥도 골키퍼에 안겼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시작과 함께 세르히오 아구에로(28ㆍ맨체스터 시티)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영패를 면하지 못했다.
메시는 지난 6월 코파 아메리카에서 칠레에 우승을 내준 충격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가 팬들의 요청에 지난 9월 복귀했다. 9월 1일 우루과이와 예선 7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1-0 승리를 이끌었지만 근육을 다치고 말았다. 10월 대표팀 소집 때 부상으로 빠졌던 그는 2개월 여 만에 다시 A매치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메시 효과는 미미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메시는 경기 뒤 “우리는 오늘처럼 플레이를 하면 안 된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15일 콜롬비아와 12차전을 치른다.
윤태석 기자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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