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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과학과 친해지는 법

입력
2016.11.1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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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Brain

강봉균 지음

휴머니스트 발행ㆍ328쪽ㆍ2만1,000원

과학은 대중들에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과학과 대중을 이어주는 가교로 ‘과학 강연’이 있다. 글은 어려워도 말은 쉬운 법이며, 강연자가 대상의 이해 정도를 봐 가면서 내용의 난이도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고, 질의응답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의 역사가 깊은 영국은 대중 과학 강연의 역사도 깊다. 매년 이어지는 전통으로 자리잡은 대중 과학 강연의 역사적 원조는 전자기학의 아버지 마이클 패러데이가 시작한 ‘크리스마스 강연'이다. 패러데이는 19세기 최고의 과학자로서 1824년 영국왕립학회(RI) 회원으로 선정되었다. 어린 시절을 가난하게 보낸 그는 어려운 처지의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위해 색다르고 의미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과학 강연을 시작하였는데 호응이 좋아 1825년 이래 19년간이나 이어나갔다. 현재까지도 이 강연에 출연하는 과학자는 당대의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큼 높은 권위를 자랑한다.

과학에 한정된 강연은 아니지만 이에 버금가는 명성을 가진 강연 시리즈로 기퍼드 강연이 있다. 이 강연은 스코틀랜드의 상원의원 아담 기퍼드의 유언과 기부금으로 시작되었는데, 1888년 이래로 매년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4개 대학교에서 번갈아 가며 한다. 기퍼드에서 강연한 과학자들도 아서 에딩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 칼 세이건, 리처드 도킨스 같은 당대 과학계의 톱스타들이다. 이 강연들은 대부분 책으로 출간되는데 하이젠베르크의 ‘물리학과 철학’이나 세이건의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은 이 강연의 결과로 탄생된 책들이다.

한국에서도 과학ㆍ지식ㆍ나눔을 모토로 과학 대중화를 위한 재단이 출범했다. 과학 재단 카오스는 “다양하고 심도 있는 지식을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목적” 아래 만들어져 다양한 대중강연, 지식콘서트, 출판 사업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2015년 봄의 ‘기원Origin’, 2015년 가을의 ‘빛Light’, 그리고 2016년 봄의 ‘뇌Brain’에 관한 강연 등 모두 각각 10차례씩 진행되었다. 카오스 강연은 과학전문가나 전공자가 아닌 과학에 관심을 가진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형식의 무료강연이다. 또 방송이나 온라인으로도 강연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고 들을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강연의 결과는 각각 ‘렉처 사이언스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다.

강연으로는 세 번째, 책으로는 두 번째인 ‘뇌Brain’은 뇌과학 분야 국내 석학 10인이 진행한 카오스 강연 중 9개의 강연을 엮어낸 것이다. 각 강연이 하나의 챕터로 총 9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강연자가 뇌과학의 해당 세부 주제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에서 시작해서, 본 강연, 패널 토론, 질의 응답으로 각각 구성되어 있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강연을 직접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이 커버하는 범위는 상당히 넓다. 뇌는 무엇이며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에서 시작해서 인간과 동물 뇌의 차이와 뇌의 발생학, 기억, 뇌영상학과 신경전달물질, 정신질환, 자아, 영화와 뇌과학, 착각, 시냅스와 정신질환, 진화인지신경과학까지 그야말로 뇌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학습 참고서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책은 초보자에게는 입문용으로, 중급자에게는 정리 복습용으로 적당하다.

과학책 읽는 보통 사람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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