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재벌 실세’ 의혹에 휘말린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의회 불신임 투표에서 집권당의 절대적 지지에 힘입어 또다시 살아남았다.
10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남아공 의회는 이날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표결에 부쳐 반대 214명, 찬성 126명으로 해당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주마 대통령은 인도계 유력 재벌 굽타 일가와의 정경유착 의혹에 따른 비판 여론 속에서도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주마 대통령의 탄핵안과 의회불신임안은 지난 1년간 3번이나 의회에 상정됐지만 모두 부결됐다. 주마 대통령은 국고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지난 4월에도 야권의 탄핵 대상이 됐지만 탄핵안은 의회 표결을 넘지 못했다. 이는 의회 다수석을 차지한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내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주마 대통령을 확고하게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남아공 국민권익보호원은 지난 2일 주마 대통령과 굽타 가문과의 정경 유착 정황을 기록한 부패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굽타 일가 3형제가 주마 대통령과의 가까운 관계를 이용해 여러 장관을 포함한 정부 고위 관리, 국영기업 사장 인선에 개입하는 등 비선 실세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이 담겨 있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는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고 야권은 불심임 투표를 추진했다. 주마 대통령과 굽타 가문은 이러한 유착 의혹을 부인한 상태다. 2009년 집권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주마 대통령의 임기는 2019년에 끝난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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