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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사드, 트럼프주의와 충돌… 내년 배치 무산될 수도

입력
2016.11.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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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최대 안보현안 부상]

안보도 비용ㆍ편익 우선 따져

본토 4개 포대 중 1개 이전은

미국 우선주의와 어긋나고

배치비용 2조원 달갑지 않아

반대 급부로 무기 강매 우려

정부는 “양국 일정대로 추진”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내년으로 예정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드 배치는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양국이 넘어야 할 첫 번째 안보현안으로, 향후 4년간 트럼프 정부의 한미관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독 사드 배치에 관심이 쏠리는 건 트럼프 당선인이 그 동안 밝힌 대외정책 방향과 여러모로 충돌하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선거용 발언에 불과하다”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구상과 어긋나는 사드 배치를 순순히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무엇보다 효율성을 중시한다. 안보 현안도 철저히 비용과 편익을 따지는 사업가의 관점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1개 포대를 배치하는 비용이 2조원에 달하는 사드는 미국의 입장에서 손해 보는 장사로 인식될 수 있다. 더구나 주한미군기지 보호용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사드 배치 장소가 후방지역인 경북 성주군으로 확정되면서, 한반도의 가장 넓은 면적이 미사일방어 범위에 포함된 반면 군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경기도 평택의 미군기지는 제외됐다.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사드 배치와 운용ㆍ유지는 미국이, 부지와 기반시설은 한국이 부담하는 것도 트럼프 당선인으로선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2조원의 비용을 방위비분담금에 포함시킬 경우, 국내에서 ‘사드 배치 철회’라는 강력한 역풍을 맞게 된다. 사드는 어디까지나 주한미군의 무기라는 정부의 설명에 배치되는 탓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며 강한 미국을 표방하는 것도 사드 배치의 걸림돌이다. 한국에 배치할 사드는 미 본토에서 운영하는 4개 포대 중 1개 포대를 옮겨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동맹국을 배려하기 위해 미 본토의 방어망이 이전보다 허술해진다고 볼 수 있다. 시퀘스터(자동예산 감축)를 폐지하고 국방예산을 늘려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추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공약과 맞지 않는 부분이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인터뷰에서 “한반도에 전개된 미사일 방어체계는 필요하지 않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이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이 아니라면서 동맹국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 일본의 핵무장까지 용인하며 자국의 안보는 스스로 지키라고 몰아세우는 판국이다. 따라서 한국이 한 푼도 내지 않은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건 과도한 특혜라고 판단할 수 있다. 반대급부로 F-35전투기 추가 구매 등 미국산 무기를 강매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이에 대해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0일 “사드 배치는 한미 양국 정부가 결정해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에 비용을 전가하는) 그런 문제점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가 사드 구매를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리는 (사드) 구매 의사가 없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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