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적립도 3년 만에 부활
서비스 분야 경쟁도 본격화
민간회사가 운영하는 수서발 고속열차(SRT) 도입으로 지난 수십년간 지속돼 온 정부의 철도 독점 운영체제가 깨지면서 민관 사이의 철도요금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11일부터 KTX 할인제도인 ‘인터넷 특가’의 할인 폭을 기존 5∼20%에서 10∼30%로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KTX 승차권을 온라인으로 미리 예매하는 고객들에게 운임을 최대 30%까지 깎아주겠다는 의미다. 일반실 기준으로 그간 4만7,800원이던 서울~부산 구간 정상운임은 인터넷 특가 적용 시 최대 1만7,900원 낮아지고, 이전 최대 할인폭 보다도 5,900원 싸지는 셈이다.
다만 인터넷 특가는 열차에 빈 좌석이 많을수록(승차율이 낮을수록) 할인율이 높아지며, 출발 2일 전까지 홈페이지(www.letskorail.com), 스마트폰 앱(코레일 톡) 등에서 예매해야 적용 받을 수 있다.
코레일은 이와 함께 결제금액의 5%를 적립해 주는 ‘마일리지 적립제도’도 3년 만에 부활시켰다. 승차율 50% 미만인 ‘더블적립 열차’로 지정한 열차에는 추가로 5%가 적립돼 결제금액의 총 10%가 적립된다.
코레일의 이런 움직임은 12월 개통을 앞둔 SRT와의 고객 유치 경쟁을 염두에 둔 조치로 분석된다. SRT 운행사인 ㈜SR은 고객 선점을 위해 일찌감치 ‘저렴한 운임 책정’을 내세우고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기준운임의 경우 KTX보다 평균 10%, 최대 15%까지 낮게 책정해 놓은 상태다. 다만 현재 1% 수준으로 계획 중인 SRT의 인터넷 특가 할인은 이번 코레일의 서울~부산 구간 최대 할인요금과 비교하면 1만174원 높지만 SRT 측은 “개통 시까지 다양한 할인제도를 더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SRT는 운임경쟁 외에도 철도 역사상 처음으로 ‘운행중단 배상금제’를 도입,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 전액 환불에 더해 운임의 3~10%를 추가 배상하겠다고도 밝히며 서비스 분야로까지 경쟁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철도 복수경쟁 체제 아래서는 운임뿐 아니라 서비스 경쟁까지 활발하게 이뤄져 이용객의 권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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