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적으로 세 확장 나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지지자 모임인 ‘반딧불이’가 10일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 위기에 놓인 시점에 반 총장 지지자들이 첫 공개모임을 열고 세 과시에 나서자 반 총장의 홀로서기 가능성을 대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반딧불이는 이날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회원 150여명이 참석한 창립총회를 열고 “반 총장과 함께 정치혁명을 시작할 때”라며 “암흑의 대한민국을 밝히는 반딧불이가 되자”고 선언했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에서 “지금 대한민국에는 위기를 극복할 리더십이 절실하다”며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을 거듭 촉구했다.
반딧불이는 지난 6월 창립준비위원 50여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회원 수가 5,00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의 팬클럽을 자처하고 있지만, 지역ㆍ직능별 본부에 세대별 위원회까지 갖춰 사실상의 대선조직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중앙회장으로 선출된 김성회 창립준비위원장은 여권 대선후보였던 이인제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며, 이 외에도 과거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딧불이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최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세 확장에 나서면서 반 총장의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김성회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들어 논 경제중흥시스템으로 지난 50년 동안 먹고 살았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안 맞다는 게 확인됐다”며 현 정부와 선을 그었다.
한편 반 총장의 향후 행보와 관련한 김 회장의 발언으로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 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9일 방미해 반 총장을 만나고 온 이언구 충북도의원이 전해 준 말이라며 “(반 총장이) ‘제3지대’니, ‘친박 꽃가마’니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는데 내년 1월 중순 귀국해 현실을 보면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식을 전해들은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 “김 회장과는 반 총장의 거취에 대해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회장은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예시를 든 것”이라며 해당 발언을 취소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