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수능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기간 건강관리법과 수능 당일 마음 다스리는 요령을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
수면 시간 평소처럼, 아침식사는 반드시
시간이 얼마 없다는 생각에 잠을 줄여 공부를 하려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하지만 수면 시간을 줄이면 학습 효과가 떨어지고 다음날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급격히 증가해 두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반대로 수면시간을 갑자기 늘리면 잠을 더 못 자고 시간만 허비할 수도 있다. 따라서 수면은 평상시와 비슷하게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고 하루 최소 6, 7시간은 자야 한다.
수험생 자녀의 체력을 길러준다고 부모가 기름진 음식이나 새로운 약물, 보약을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은 소화가 어렵게, 갑작스런 보약 복용은 신체 내적인 안정적 흐름(항상성)을 잃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잠을 쫓기 위한 커피 등 카페인과 에너지음료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짜증이 나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험생 건강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침식사라고 강조했다. 윤진희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면 상태를 유지하던 뇌가 음식물을 씹으면서 깨어나기 때문에 아침식사는 꼭 해야 한다”며 “집중력과 사고력을 향상시키고 면역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험생은 뇌의 에너지 소모량이 많은 만큼 이를 보충해줘야 뇌 활동이 활성화할 수 있는데, 중심이 되는 게 탄수화물에 들어있는 포도당”이라며 “밥이든 빵이든 아침에 탄수화물이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해 밤새 굶고 탈진한 뇌에 활력을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수능 당일에도 아침식사를 꼭 해야 하며 소화가 잘 되는 채소류나 현미, 통곡류,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점심은 가볍게 먹어야 한다. 과식은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고, 배가 조금 고픈 정도일 때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식사를 거르고 오후 시험을 대비하는 것은 금물이다. 또 엿이나 초콜릿 등 포도당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높아져 졸리거나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불안감, 오답… “나만 그런 것 아니다”
수능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없는 수험생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과도한 불안은 암기력 판단력을 떨어지게 하고, 긴장성 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긴장된 근육이 뇌로 올라가는 혈관을 압박해 뇌세포에 혈액을 충분히 보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창수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는 누워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한 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을 푸는 것이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수능 전날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가벼운 운동과 목욕을 하는 것도 심리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능 당일 긴장 완화를 위해 복식호흡을 권했다. 정석훈 교수는 “시험 시작 10분 전 온몸의 힘을 뺀 상태에서 코로 천천히 깊은 숨을 들이쉬면서 배꼽 끝으로 내뱉는다는 느낌으로 복식호흡을 해보라”며 “복식호흡을 반복하면 몸의 긴장이 완화하고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라고 했다.
불안감은 모든 수험생이 느낀다는 점도 명심하자. 한창수 교수는 “나만 불안감을 갖는 것이 아니라 수험생 모두가 불안해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이 좋다”며 “마음이 우울하거나 긴장하면 의욕이 떨어지고 두뇌회전도 느려지므로 어렵더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시험시간이 끝날 때마다 오답에 미련을 가지면 두통, 짜증, 집중력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지나간 일은 잊자. 정석훈 교수는 “나에게 어려운 문제는 남도 어렵고, 내가 시간이 부족하면 남도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범한 마음으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험 중간마다 맨손체조나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와 몸의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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