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ㆍ안보라인 인선은]
트럼프 행정부 국무장관으론
선거캠프 외교안보 총괄 로저스
북한 ‘악의 축’ 규정한 볼턴 거론
“트럼프의 한반도 외교정책
참모진 예측 쉽잖아 아직 안갯속”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한반도 정책을 가늠할 첫 단추는 외교안보 라인 인사다. 그간 미국의 전통적 외교 안보 노선과 다른 파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던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이 어느 정도 현실화할지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계기다.
정부 당국자는 10일 “현재로서 차기 미국 행정부가 한미관계와 대북정책을 어떻게 가져가는지를 예상하는 것은 큰 의미는 없다”며 “국무부 장관 등 행정부 수장들이 누가 되느냐를 주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평생을 사업가로서 활동해온 만큼 향후 트럼프의 대외정책은 그의 참모들에 의해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뜻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물론 미 언론들조차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요직에 누가 기용될 지에 대해 쉽게 예측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해온 대외정책이 기존의 미국 노선과 크게 어긋나는 데다, 캠프에 모인 외교안보 인맥 자체가 많지 않은 탓이다.
가장 예측하기 힘든 인선이 국무장관이다. 우리 정부는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위원장이 트럼프 캠프의 외교안보팀 총괄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 외교안보팀의 순위로만 따진다면 로저스 전 위원장이 국무장관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트럼프 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 고문을 맡아온 에드윈 퓰러 전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과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장도 외교분야에서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외교부의 판단이다.
미국 현지 언론에선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언급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인사로 평가되는 그는 이란과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대북 강경정책을 펼친 바 있다. 아울러 한때 트럼프 당선인의 러닝 메이트로 꼽혔던 뉴트 깅리치 전 공화당 하원의장과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등도 함께 거론된다.
차기 국방장관에는 미 육군 중장 출신의 마이클 플린 전 국가정보국(DIA)국장이 1순위로 거론된다. 그는 DIA국장 재임시절인 2013년 4월 상원 군사위 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갖지 못한 카리스마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현 체제를 오래 존속시켜서는 안된다”며 대북 강경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플린 전 국장의 경우 그간 트럼프 당선인에게 군사 분야 뿐 아니라 외교안보 전반에 대한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해 곁에 두고 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해온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도 국방장관 물망에 올라있다. 이밖에 트럼프 캠프의 외교안보 분야 참모였던 왈리드 파레스 미국 BAU 국제대학 부총장, 제프리 B. 고든도 요직에 기용될 수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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