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진야곱/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두산은 올해 압도적인 전력으로 역대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하지만 구단 운영만큼은 챔피언답지 못했다. 21년 만의 통합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소속 투수 진야곱(27)의 불법 스포츠 도박 파문과 관련해 미숙한 일 처리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9일 야구계는 두산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진실공방으로 뜨거웠다. 문제는 두산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8월 부정행위 자진 신고 기간에 소속 선수가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베팅을 했던 점을 시인했다. 구단은 이 사실을 곧바로 KBO에 통보했다 '고 밝힌 데서 시작됐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진야곱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600만원을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산의 발표에 난감해진 건 KBO였다. 두산이 이 사실을 '곧바로' KBO에 통보했다고 주장했지만, KBO는 시즌 중 진야곱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BO는 "8월 중순이 아닌 9월 말 연락을 받았다. 그 때 해당 사실을 들었다면 가볍게 넘길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선수의 불법 스포츠 도박 문제가 구단과 KBO의 진실게임으로까지 번진 셈이다. 두산은 10일 "시간이 오래 돼 다들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 같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구단을 향한 시선은 더 싸늘해져만 가고 있다.
두산의 말처럼 '곧바로' KBO에 사실을 알린 게 '진실'이라고 해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진야곱은 8월에 7경기에 나섰고, 9월에는 11경기에 더 등판했다. 구단에 불법 스포츠 베팅 사실을 알리고도 이전과 다름 없이 경기에 나섰다는 뜻이다. '불법'을 저지른 선수에게 구단은 별다른 제재도 내리지 않았다.
이처럼 구단의 '감싸주기' 속에 '경각심'을 느낄 선수는 없다. 심지어 9월26일 경찰에 소환돼 참고인 조사를 받은 진야곱은 28일과 29일 경기에도 등판했다. 두산은 정규시즌을 단 3경기 남긴 9월30일에야 진야곱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8월에 사실을 알았는데 9월이 돼서야 선수를 엔트리에서 뺀 건 우리가 잘못한 일이다. 당시에 승부조작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해서는 안이하게 대처하고, 심각하지 않게 생각한 것에 대해 팬들께 사죄 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NC 구단 역시 진실공방에 휘말려 있다. NC는 2014년 소속 선수였던 이성민(26·롯데)이 승부조작을 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고의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태일 NC 구단 대표가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한 적은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지만,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구단이 2014년 이 사실을 알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이듬해인 2015년 역시 NC 투수인 이태양(26)의 승부조작은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올해는 유독 프로야구계에 승부조작부터 음주운전, 불법 스포츠 도박까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각 구단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팬들을 실망시키는 사건은 계속해서 일어났다. 두산 역시 '선수단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 보완하는 한편, 지속적인 선수단 교육을 통해 다시는 불법행위가 뿌리내릴 수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수단 교육'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구단의 변화 의지 없이는 '클린 베이스볼'까지 갈 길은 아직도 멀게만 보인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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