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ㆍ화장품ㆍ패션업계 등
불황 탈출 이색 협업 눈길

‘바나나맛우유 용기에 담긴 화장품’, ‘의류와 가수의 만남’등 서로 다른 업종끼리 힘을 합쳐 신상품을 내 놓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ㆍ협업)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다.
건강ㆍ미용용품 전문점 올리브영의 화장품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는 10일 식품업체 빙그레와 손잡고 ‘바나나맛ㆍ딸기맛우유를 이용한 보디제품 11종’(사진)을 선보였다. 빙그레의 대표 제품인 항아리 모양의 바나나맛우유 용기에 몸에 사용하는 세정제(보디워시)와 로션, 핸드크림, 입술보호제(립밤) 등을 담았다.
이번 협업은 올해 초 빙그레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빙그레는 1974년 출시된 장수 브랜드 바나나맛우유의 노후한 이미지를 벗고 젊은층의 관심을 끌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다 젊은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유통망까지 갖춘 올리브영의 문을 두드렸다. 올리브영 역시 지난해 출시된 자체 화장품의 인지도를 높일 기회라고 여겼다.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추워진 날씨를 파고든 이색 협업 제품도 인기다. 편의점 CU는 지난 3일 배달음식 검색ㆍ주문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방한용품을 내놨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B급 코드를 가미한 ‘어깨춤 나오는 핫팩’, ‘귀막히게 따뜻해요’, ‘추우니까 입가리개’ 등의 문구는 배달의민족이 디자인을 했다.

식품업계에도 컬래버레이션 열풍이 불고 있다. 동원F&B는 자사 제품인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와 웅진식품의 ‘초록매실’의 협업을 통해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초록매실’, 팔도와는 ‘동원참치라면’을 내놨다. 오리온 막대과자 ‘까삭’, ‘갓찐감자’는 네이버 인기 웹툰인 ‘마음의 소리’와 만난 경우다. 기념일이 많은 11월을 맞아 ‘속마음을 전하세요’라는 주제의 마음의 소리 한정판을 출시했다.
화장품업계는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이 화제다. 에이블씨엔씨의 브랜드숍 ‘미샤’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 브랜드 ‘라인프렌즈’가 협업한 제품은 지난 1월 출시 당일 반나절 만에 완판이 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12개국에 진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세계적인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협업해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8월 첫 선을 보인 상품은 지난달까지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H&M도 명품 브랜드 겐조와 이달 초 협업 한정판을 선보였다. 판매 첫날에는 서울 명동 매장이 문을 열기 전부터 10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업계 관계자는 “협업은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재미있는 마케팅 전략”이라며 “양쪽 모두 이익이 돼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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