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으로 불확실성 커져
보호무역 강화로 마찰 가능성도
“中美협력이 가장 좋은 선택”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0일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해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에 기대 기존 패권국인 미국과 신흥대국인 중국 간 충돌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중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의 반영이다.
인민일보는 이날 ‘미국은 중국에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할까’라는 제하의 해외판 분석기사에서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경제적 관점으로 외교문제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함으로써 중미 간 협상과 담판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중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등을 비난하며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일보는 이어 “현재 중미관계의 가장 큰 배경은 쇠락하는 미국이 강한 상실감에 빠져있는 점”이라며 “중미관계에 있어 신형 대국관계를 만들고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하는 것이 시급한 임무 중 하나”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국민들의 상실감을 무기화해 경제ㆍ무역ㆍ외교분야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압박해올 경우 양국이 정면충돌하는 상황으로까지 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인민일보가 기사 말미에 “중미관계에 있어 가장 좋은 선택은 대항이 아니라 협력”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관영 신화통신은 논평기사를 통해 “이번 미국 대선은 미국사회를 심각하게 분열시켰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출범 후 미국사회의 통합과 개인적 이미지 보완에 주력하겠지만 일련의 국내ㆍ국제문제의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트럼프 승리가 경제정책과 중미관계에 불확실성을 가져온다’는 칼럼에서 트럼프의 당선에 따른 중국의 가장 큰 위험은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라며 “트럼프가 대선 공약처럼 경제 문제로 중국에 압력을 가한다면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은 심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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