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의 미 대선 당선을 넘겨 짚고 관련 책을 준비하던 국내외 출판사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대권 장악으로 당황하며 출판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매경출판은 매일경제 국제부 기자를 중심으로 이달 하순에 ‘올 댓 힐러리-마담 프레지던트가 바꿔 갈 세상과 한국의 미래’라는 책을 낼 계획으로 온라인 서점에 출판 예고를 한 상태였다.
매경출판은 “매일경제 국제부는 2016년 미국 대선 취재를 위해 워싱턴, 뉴욕, 실리콘밸리 특파원 중심으로 취재팀을 구성”해서 “특파원들은 현지 르포에 집중했고, 국제부 기자들은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이 앞으로 펼칠 주요 정책과 이것이 한국에 미칠 영향 분석에 주력”했다고 소개했다. 매경출판은 “책에서는 세 가지를 주목해서 다루고 있으며 앞으로 힐러리의 시대를 함께 이끌어갈 파워엘리트, 힐러리의 사람들 또한 소개하고 있다”며 “국내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힐러리 주변 핵심인사와 네트워크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새 정권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으며 힐러리 정부의 전체적인 그림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경출판은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표지 디자인까지 완성된 이 책의 출간 예고 내용을 온라인서점에서 대부분 삭제했다.
일본의 경우도 사정이 비슷하다. 요미우리신문 국제부가 써서 이달 중순 간행으로 예약 판매가 진행 중이던 ‘힐러리, 여성 대통령의 등장’이라는 책도 트럼프 당선을 전후해 인터넷 서점에서 사라졌다고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이 책은 소개란에서 “미국 첫 여성 대통령으로 등장한 클린턴” “자극과 혼란으로 가득 찬 새 대통령 등장의 드라마를 철저하게 취재”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힐러리 정권의 향후 인사 방향과 대일 정책도 분석한 결정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내려던 출판사인 주오코론샤(中央公論社)는 “클린턴이 당선할 경우 출간할 계획이었는데, 실수로 책 정보가 (인터넷에)실려서 삭제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관련 서적은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평소보다 50배 이상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주 일주일 동안 4권 팔렸던 트럼트 관련 책은 9일 이후 하루 반나절 동안에 456권이 나갔다. 많이 팔린 책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비하라’(라온북 발행) ‘거래의 기술’(살림출판사) ‘불구가 된 미국’(이레미디어) ‘도널드 트럼프’(인물과사상사)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한스미디어) 등이었다.
구매자는 30대 남성이 26.2%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남성(18.9%) 20대 여성(15.6%) 40대 여성(11.4%), 50대 남성(8.7%) 순이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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