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뚜렷한 기술격차로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 제품인 '3D(3차원)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위 업체인 일본 도시바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10일 반도체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일본 시가(滋賀)현 요카이치(八日)에 3D 낸드플래시 설비를 대대적으로 증설하기로 하고 내년 2월 팹(반도체공장)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도시바 요카이치 공장은 지난 2010년 강진으로 한때 메모리 제품 생산을 중단했던 곳이다.
도시바는 빅스(BiCS) 플래시 공장으로 명명한 이 곳에서 3D 낸드플래시를 집중 양산해 '삼성 추격'을 가시화한다는 전략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D 제품의 비중은 조만간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업계 3위 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협업 세부전략도 공개했다.
낸드플래시는 컴퓨터 스토리지(저장장치)의 대세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와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 두루 쓰이고 있어, 향후 D램을 넘어설 메모리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분기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6.3%로 도시바(20.1%)를 16%포인트 이상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1분기 점유율 격차가 10%포인트 정도였는데 2분기에는 격차를 더 벌렸다.
2013년 세계 최초로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한 삼성전자는 올 연말 4세대 64단 적층 낸드플래시 제품을 생산한다는 양산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과 도시바의 기술격차를 기본 1년, 최대 2년 정도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시바도 한때 48단, 72단 등의 낸드플래시 적층 제품을 내놓는다고 공표하곤 했지만, 중요한 건 실험실 제품이 아니라 양산 제품을 생산해낼 능력"이라며 "단기간에 도시바가 삼성을 낸드플래시 기술력에서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도 도시바의 추격을 관망하고 있을 때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에 단일 반도체 라인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 중인 평택공장(18라인·잠정)의 용도를 낸드플래시 수요에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평택공장은 외관공사가 올 연말까지 마무리되면 클린룸이 들어서고 노광(포토공정)·증착·세정 등 반도체 제조장비가 입고될 예정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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