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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부터 진실공방까지, 800만 관중 시대의 부끄러운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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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부터 진실공방까지, 800만 관중 시대의 부끄러운 민낯

입력
2016.11.1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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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진야곱/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프로야구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꼽힌다. 최근 몇 년 사이 최다 관중 기록을 계속해서 갈아치웠다. 흥행 면에서 살펴봐도 올 한 해는 KBO리그에 의미가 있던 시즌이었다. 올해 KBO리그에는 총 833만9577명의 관중이 들어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첫 관중 800만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736만530명) 보다는 13%가 증가했다.

하지만 800만 관중 시대 속 각 구단과 선수들의 '프로 의식'은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올해는 유독 사건사고가 넘쳐났다. 시즌을 치르는 동안에는 이태양(NC)과 유창식(KIA) 등의 승부조작 사건이 터져 충격을 줬고, kt의 김상현은 공연음란죄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시즌 말미에는 '모범' 외인으로 불렸던 NC 테임즈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시즌이 끝나도 사건사고는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구단'까지 사건의 중심에 섰다. NC는 2014년 당시 소속 선수였던 이성민(현 롯데)의 승부조작 사실을 인지하고도 고의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태일 NC 대표는 "관리를 충실하게 못한 부분은 있을 수 있으나 부정행위를 고의로 숨기는 등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한 적은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승부조작에서 고의 은폐, 그리고 이제 진실공방으로 까지 이어지는 형세다.

'완벽한' 시즌을 치렀다고 평가 받았던 두산도 진실공방에 휩싸였다. 21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챔피언' 두산은 9일 진야곱의 불법 스포츠도박 베팅 혐의에 대한 보도자료를 냈다. 두산은 "부정행위 자진 신고 및 제보 기간에 개별 면담을 통해 진야곱이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베팅했다는 점을 시인했다"며 "구단은 이 사실을 곧바로 KBO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KBO는 "진야곱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없다"고 펄쩍 뛰었다.

결국 두산과 KBO의 진실게임으로 번졌다. 두산은 NC와 같이 '고의 은폐 의혹'을 받게 됐다. 두산에 대한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처음 설명 대로 KBO에 '곧바로' 사실을 전했다고 하더라도 진야곱의 출전은 문제 없이 이뤄졌다. 진야곱은 8월에 7경기, 9월에 11경기에 나섰다. 구단에 자진 신고를 한 뒤에도, '평소처럼' 마운드에 올랐단 이야기다. 구단의 이런 대처 속에서 '경각심'을 느낄 선수는 없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건사고는 계속 재발되기 마련이다.

두산은 '이번 사건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향후 불법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단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하는 한편, 지속적인 선수단 교육을 통해서 다시는 불법행위가 뿌리내일 수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프로야구가 800만 관중 시대에 발 맞춰 가기 위해서는 구단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은 놓치고 있는 셈이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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