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에서도 선거자금은 또다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민주ㆍ공화 양당이 퍼부은 자금은 무려 68억달러(약 7조원)로 지난 2012년의 선거자금 기록을 훌쩍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두 후보가 사용한 대선자금 자체는 2012년 대선에 비해 줄어들었다.
미국의 정치자금을 감시하는 반응정치센터의 예측치에 따르면 두 대선후보는 총 26억5,000만달러를 사용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전 후보가 사용한 27억6,000만달러보다 적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대중적 인기와 언론 노출 덕분에 전문가 예상보다 훨씬 적은 광고를 수주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이 센터는 전했다.
모인 선거자금만 놓고 보면 클린턴이 우위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연방선거위원회가 마지막으로 공식 선거자금 기록을 남기는 10월 19일 기준으로 클린턴은 총 12억8,840만달러, 트럼프는 7억9,510만달러를 모금했다. 그러나 200달러 이하의 소액모금을 기준으로 보면 클린턴은 전체 모금의 16%가 소액기부자였던 반면 트럼프는 27%가 소액기부자였던 점이 주목할 만하다.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은 전체 기부금의 34%를 소액기부자로부터 받았고 롬니는 6%에 불과했다.
트럼프와 클린턴에게 가지 못한 대규모 정치자금은 상ㆍ하원으로 몰렸다. 양당의 의원 후보들은 42만6,000달러를 사용해 2012년 38억5,000만달러보다 약 4억달러를 더 많이 썼다. WP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억만장자가 트럼프보다는 공화당 상원의원이나 반(反)클린턴 캠페인을 표방하는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기부하는 양상이 보였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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