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개표 드라마가 벌어지면서 각종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선거분위기가 극도로 과열된 가운데 일부 투표소에서 총격이 벌어지는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에 따라 절망한 미국인이 캐나다 이민 정보를 찾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캐나다 이민국(CIC)이 운영하는 공식 웹사이트가 마비됐다. 막말과 논란으로 점철된 트럼프의 당선에 절망한 미국인들이 아예 미국을 떠날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한꺼번에 사이트에 접속하면서 벌어진 소동이다. 미국은 물론 캐나다, 아시아 사용자들도 접속불가 상태를 겪고 있다는 호소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쏟아졌다. 앞서 캐나다 북부 노바스코샤주(州)의 작은 섬 케이프 브레턴은 ‘트럼프가 이기면 케이프 브레턴으로’라는 웹페이지를 만들어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쪽으로 약 48㎞ 떨어진 아주사의 한 투표소 인근에선 총격 사건이 발생해 투표소로 향하던 70대 남성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투표소 근처에서 소총으로 무장한 남성을 발견했고, 용의자는 경찰을 향해 20발 이상을 발포했다. 곧바로 응사에 나선 경찰은 주택가로 도주한 용의자와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용의자가 사망했지만 자살했는지 경찰에 의해 사살됐는지 여부는 불분명하고 범행동기도 밝혀지지 않았다.
총격이 발생하자 아주사 유니언 교육청은 관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봉쇄했다. 인근 탁아소와 유치원도 문을 닫았다. 투표하러 온 주민 30여명은 봉쇄된 투표소 안에 갇혀 불안에 떨어야 했다.
트럼프의 지지자가 투표를 두 번 하려다 덜미를 잡히는 일도 벌어졌다. 텍사스주의 포트벤드 카운티 보안당국은 이날 2표를 행사하려던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오후 6시께 포트벤드 카운티의 한 투표소를 찾았다가 이미 조기투표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남성은 트럼프를 지지하며 시스템 시험 차원에서 투표장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화당 출신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에게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에게도 투표하지 않은 채 투표용지를 빈칸으로 남겨뒀다. 트럼프에 대한 반대의 뜻으로 풀이됐다.
대선결과를 알아맞히는 영국의 베팅게임에는 사상 최대의 판돈이 몰려들었다. CNN머니 등에 따르면 접수된 판돈은 1억3,000만 파운드이며 최종 1억5,000만 파운드(약 2,105억원)를 넘어서 비(非)스포츠 행사로는 최고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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