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동해안 곳곳에서 추진 중인 해안 산책로 등 경관길이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너울성 파도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이변으로 과거에 비해 자주, 강하게 해안을 덮치는 너울성 파도에 대비한 안전 매뉴얼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강원지방기상청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매년 동해안에서 너울성 파도가 30차례 이상 발생했다.
너울성 파도는 국부적인 저기압이나 태풍 중심 등 기상현상에 의해 해면이 상승해 만들어지는 큰 물결이다. 맑은 날에도 갑자기 해안가로 너울이 밀려오는 경우가 많다. 3m 높이의 너울은 단위 면적당 1.5톤의 힘이 작용할 정도로 위력적이다.

특히 해안가 바로 옆에 위치한 산책로와 데크 등은 순식간에 밀려오는 너울성 파도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8월 말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 해안가 나무데크 산책로 90여m가 너울성 파도에 의해 부서졌다. 앞서 올 1월에는 너울성 파도로 인해 모래시계공원 인근의 해변 옹벽과 석축이 무너지면서 레일바이크 선로 40여m가 유실됐다. 동해안에 설치됐거나 공사 중인 수십곳의 해안 산책로와 도로의 사정도 마찬가지로 너울성 파도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전문가들은 기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압 변화와 바람의 생성, 해저 지형에 따른 파도 방향 변화 등을 분석한 너울 예보시스템과 저감시설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인호 강원대 해양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해저지형과 너울 주기 등을 감안해 파도의 에너지를 저감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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