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지역의 명산으로 꼽히는 포천 명성산과 동두천 소요산에 추진중인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건립사업이 잇따라 표류하고 있다.
명성산 케이블카는 포천시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민자사업자가 토지매입과 정상부근 도ㆍ시유림 교환 등 행정절차를 밟던 중에 포천시가 뒤늦게 제동을 걸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 중에 민자사업자 선정과정과 케이블카 조망권 확보에 일부 문제가 있어 잠정 보류했다“며 “재추진 여부에 대해 재검토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시의 갑작스러운 방침에 민자사업자인 나라씨앤디 측은 황당하단 반응이다. 관계자는 “2년간 아무 말 없다가 토지매입에 25억원 등 행정절차에 총 30억원 가까운 비용을 투자한 지금 와서 일방적으로 중단시키면 어느 사업자가 투자하겠느냐”고 반발했다.
이번 보류결정은 지난 7월 ‘성추행 금품무마’ 사건으로 시장직을 잃은 서장원 시장을 대신해 시장권한대행을 맡은 민천식 부시장이 취임한 이후 이뤄졌다.
시는 2015년 1월30일 나라씨앤디와 230억원을 들여 1시간당 1,500여명을 수송할 수 있는 산정호수 케이블카 설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산정호수 상동 주차장에서 국내 5대 억새군락지인 명성산 정상을 왕복하는 2㎞ 구간에 올해 중에 완공할 예정이었다.
산세가 수려해 경기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동두천 소요산의 모노레일 사업은 환경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의양환경운동연합 등 환경ㆍ시민단체들은 최근 성명을 내 “소요산 일대 3,122㎢가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고 보호종인 꼬리치레도롱뇽의 집단 서식지가 발견돼 보전가치가 높다”며 사업 백지화를 주장했다.
시는 60억원을 들여 소요산관광지 내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입구∼소요산 공주봉 2.9㎞ 구간에 내년 하반기까지 관광용 모노레일을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생태등급조정 등의 절차로 늦어질 전망이다. 시의회 일부 의원들도 100% 재정사업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시 관계자는 “노약자와 장애인의 등반 편의와 관광객 유입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에 6억원을 들여 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착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