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여자축구부(감독 유상수)는 지난달 12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제97회 전국체전 여자축구 대학부 결승전에서 숙적인 경북 위덕대를 3-1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세종시에 안긴 마지막 금메달이었다.
“2014년 11월 창단한 신생팀이지만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모였고, 팀워크까지 잘 맞아 명실상부한 대학여자축구 최강팀이죠”
유 감독의 이런 자랑은 올해 성적이 입증한다. 고려대 여자축구부는 올해 열린 ▦춘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추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 등을 휩쓸어 전국체전을 포함해 5관왕을 달성했다.
공격수로 최전방에서 맹활약한 장창(국제스포츠학과)은 “전국체전까지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2019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뛰고, 해외 진출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2년 간 주장을 맡은 김예진(국제스포츠학과)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달래고 있다. 다른 학교에서 2년간 재학하다 고려대로 학사 편입한 탓에 관련 규정(대학부 선수는 4년 이상 선수로 뛸 수 없다)에 걸려 더 이상 고려대 축구부 선수로 남아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예진은 “고려대 선수로는 마지막 경기인 전국체전에서 우승해 너무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후배들이 팀을 잘 이끌어 명문대학의 자존심을 지켜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여자축구부에는 얼마 전 또 다른 낭보가 전해졌다. 장창과 홍혜지, 이아인, 박예은, 남궁예지, 송지윤, 고유진 등 7명이 ‘2016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됐다. 여자축구대표팀 엔트리(총 21명)에 전국 10개 여자축구부 가운데 가장 많은 선수가 선발되면서 고려대 여자축구부의 실력과 위상을 또다시 재확인시킨 것이다.
선수들은 매일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강의를 들으며 2~4시간의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로서 성실히 훈련하는 동시에 학생의 본분도 지켜야 한다는 다짐에서다.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향후 진로 마련을 위해서라도 학업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늘 주문한다. 유 감독은 “여자축구는 실업팀 부족 등 향후 진로가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라며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업에 충실하고, 미래를 잘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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