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허인혜] 사전제작 드라마의 시대다. 중국에 판권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드라마가 늘어나자 아예 동시 송출을 노리고 사전제작에 들어가는 드라마들이 늘고 있다. 사전제작이 보편화되면 쪽대본과 생방송 연출의 폐해도 막을 수 있다. 이런 점들 덕에 올해만 네 편의 드라마가 사전제작 돼 방송이 됐다. 하지만 한류 3.0 시대를 연 '태양의 후예'를 빼고는 모두 졸전(拙戰)이었다. 기존과 달리 나중에 편성일정이 확정되면서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과 시청자들과 피드백 없는 내용 전개 때문이라는 지적이 인다.
■ 겹치기 출연 몰입도↓
예를 들어 사전제작 드라마 A에 출연한 배우가 촬영을 마치고 차기작 B에 뛰어들었다. B는 일반 제작으로 찍는 족족 전파를 탄다. 그런데 A 드라마의 공개 일정이 빨라졌다. A와 B가 동시에 방영된다. 졸지에 겹치기 출연이 돼 굳이 듣지 않아도 될 비난을 받는다. 올해만 박소담 지수 하석진 등 여러 배우가 이 딜레마에 빠졌다.
박소담은 KBS2 월화극 '뷰티풀 마인드'와 tvN 주말극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신데렐라) 방송일이 겹칠 뻔하면서 논란을 불렀다. '신데렐라'는 사전제작 드라마로 방영 일정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뷰티풀 마인드' 주연을 차지한 박소담이 이 작품도 놓지 못하면서 아슬아슬 일정 줄타기를 했다. '뷰티풀 마인드'가 예상 외의 부진으로 조기종영하고, '신데렐라'가 논란을 피해 방송 일자를 잡으면서 겨우 겹치기를 피했다. 박소담은 겹치기 출연 문제로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하석진은 tvN 월화극 '혼술남녀'와 드라맥스 수목극 '1%의 어떤 것'(1%)에 20일가량 겹치기 출연을 했다. '1%' 촬영이 지난해 여름 끝난 터라 겹치기 촬영은 면했지만 두 편의 멜로를 소화하면서 몰입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수는 SBS 월화극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달의 연인)과 JTBC 금토극 '판타스틱'으로 월요일과 화요일, 금요일과 토요일에 안방극장에 등장했다.
■ 피드백 없어 '노잼' 뭇매
겹치기 논란과 더불어 피할 수 없는 논쟁은 '피드백'이다. 드라마 흥행의 중요 요소는 각종 드라마 게시판의 화력과 반응이다. 사전제작으로 시청자 입김을 반영하지 못하게 되면서 '안될 줄 알면서 끌려가는' 드라마가 되기도 한다.
수지와 김우빈의 주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는 후발주자였던 MBC 'W'에도 시청률을 따라 잡혔다. '달의 연인'은 이준기 강하늘 백현 남주혁 홍종현 등 꽃미남 스타 9명을 데려온 보람도 없이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 내내 '연출이 이상하다' '여주인공 아이유의 연기가 어색하다' 등 여러 피드백이 있었지만 전혀 반영할 수 없었다. 하다 못해 화면의 색보정 조차 할 수 없던 이유는 이미 제작을 모두 마쳤기 때문이다.
4일 첫 선을 보인 tvN 주말극 '안투라지'도 사전제작 됐다. 첫 회에서 시청률 2.5%를 찍은 뒤 '어수선하다'는 혹평을 극복하지 못했고, 2회는 1%대 반토막 시청률을 맞았다. '안투라지'의 조진웅은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에는 피드백이 있고 없고가 큰 차이다. (사전제작 방식은)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소신을 내놨다.
한편 SBS '사임당, 빛의 일기'는 사전제작으로 한중 동시 방송을 노렸지만 사드 후폭풍으로 현지 심의가 보류돼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tvN·SBS
허인혜 기자 hinhy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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