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업 영역 확장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가 국내에서 최초로 친환경 사륜구동 시스템을 독자 개발했다. 현대위아는 이를 통해 자동차 부품 사업의 울타리를 크게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대위아는 8일 앞바퀴는 엔진, 뒷바퀴는 전기모터로 각각 굴리는 사륜구동 시스템 ‘e-4WD’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일본 도요타 혼다 미쓰비시, 독일 BMW, 프랑스 푸조 등이 이미 개발했거나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현대위아가 처음 구현했다.
e-4WD는 전륜구동 자동차의 뒤쪽에 설치한 모터와 인버터(모터 제어장치)가 사륜구동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엔진과 모터로 구동력을 얻는 기존 하이브리드차들처럼 저속에서는 모터로 달리고, 고속에서는 주행상황에 따라 모터가 엔진과 함께 가동한다. 내장된 배터리는 감속 시 제동력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충전된다.
기존의 사륜구동차는 엔진의 힘을 뒷바퀴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지만 e-4WD는 모터를 활용해 연비와 동력 성능을 모두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현대위아 자체 실험 결과, 기존 사륜구동과 비교할 때 연비는 30%, 동력 성능은 24% 향상됐다.
현대위아는 e-4WD 개발에 수십 년간 공작기계를 만들며 축적한 역량을 집중했다. 핵심 기술인 모터와 인버터 효율을 높였고, 제품 크기도 경쟁사 대비 5~10% 줄여 차량 내 공간 소모도 최소화했다. e-4WD의 모터는 최대출력 30㎾와 50㎾ 등 두 종류여서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전춘석 연구개발본부장(전무)은 “연비와 성능을 크게 높이는 e-4WD가 사륜구동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위아는 1983년부터 사륜구동 차량용 부변속기와 엔진 등 자동차 핵심부품을 전량 현대ㆍ기아차에만 납품했다. 그러나 e-4WD는 아직 현대ㆍ기아차에 공급할 계획이 없다. 크라이슬러와 아우디를 비롯해 유럽과 북미, 중국 등의 완성차 업체 10여 곳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한 현대모비스처럼 다른 완성차 업체들을 뚫는 게 1차 목표다. 현대위아는 e-4WD가 고부가가치 부품이라 수익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생존을 통한 종합 자동차 부품회사로의 도약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도요타도 이날 전기차 개발 부서를 신설하고 2020년까지 양산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도요타는 그 동안 전기차 대신 수소차를 미래 친환경차로 보고 개발 역량을 집중해 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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